정청래, 조국당에 합당 제안 왜
14곳 석권했던 2018년 재현 포석… 鄭, 조국과 전날 만나 공식 제안
曺도 16일 靑오찬때 대통령에 언급… 공천 지분-탈당인사 처우 등 난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라고 말했다(왼쪽 사진). 그러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전주=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에게 합당을 제안하면서 약 130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승부수를 띄웠다. 범여권 단일 후보로 서울과 충청권은 물론이고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등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에 우위를 차지하려는 싹쓸이 전략에 나섰다는 것. 다만 정 대표가 합당을 계기로 당 대표 연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당내 반발 속에 합당 방식 등을 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합당 성사까지 만만치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與, 합당으로 2018년 지선 승리 재현 포석
정 대표는 21일 조 대표와 모처에서 만나 합당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직접 조 대표에게 지방선거 전 합당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며 “조 대표가 절차적 문제와 당원 설득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정 대표가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측은 합당 제안 전 청와대에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도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 대통령과 따로 만나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합당에 속도를 낸 것은 서울과 충청, 부울경 등 국민의힘과의 격전지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층을 끌어안아 전국 광역단체장 17곳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석권했던 2018년 지선 승리를 재현하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한국갤럽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서울과 충청권에서 각각 3%, 부울경에선 7%의 지지를 얻고 있다.
2024년 총선에선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합산하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제외한 13개 시도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앞섰다. 서울에선 49.12%로 국민의미래(36.93%)를 12.19%포인트 차이로 훌쩍 앞섰다. 험지인 부산과 경남에서도 양당 합산 득표율은 국민의미래에 각각 2.61%포인트와 4.15%포인트 뒤처져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합당은 지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집권여당의 전력투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양당 통합, 정치적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며 힘을 보탰다.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사전에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정 대표가 제기를 했고 조 대표도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으니 양당 간에 잘 논의가 진행되길 지켜보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통해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정 대표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조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도 합당 논의가 속도를 낸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합당이 되면 조국혁신당 출신 당원들의 지지가 김민석 총리보단 정 대표에게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조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을 만들고 추구해온 가치와 비전을 접고 선거용으로만 하겠다고 정당이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 공천 지분 등 쟁점… 與 내부 반발에 진통 예상
두 당의 합당 과정에는 합당 방식과 공천 지분 안배,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으로 간 후보 처우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흡수합당 후 정청래 단독 대표’ 체제로 가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정청래-조국 공동대표 체제’를 제안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 17개 시도 광역단체장과 최소 10여 곳으로 예상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자리를 둘러싼 안배 폭, 민주당 경선 탈락 후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한 인사들의 공천 참여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민주당 내부에서 ‘정청래 재신임론’까지 제기되는 등 합당 추진에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어 당내 합의 과정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전 당원 토론과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중앙위원회에서 합당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조국혁신당은 26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합당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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