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국제학술지에 발표
위성-로봇 잔해 지구로 추락 잦아… 초음속으로 이동하며 충격파 발생
지상에 있는 지진계가 진동 포착… 궤적-속도 계산해 추락 지점 계산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는 궤도 잔해가 미국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분해되며 음속 돌파음인 소닉붐이 발생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소닉붐이 지면까지 전달되면서 지진계에 기록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제공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이나 잔해를 포함한 우주 물체는 종종 지구로 추락하며 안전을 위협하지만 궤적을 예측하는 것은 난제로 꼽혀 왔다. 이 가운데 미국 연구팀이 지상에 설치된 지진계를 활용해 대기권에 진입한 우주쓰레기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벤저민 퍼낸도 미국 존스홉킨스대 지구행성과학과 연구원 팀은 음속 돌파음인 ‘소닉붐(sonic boom)’이 지상의 지진계에 기록된다는 사실을 활용해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쓰레기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연구 결과를 2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 항공 안전까지 위협하는 우주쓰레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 일주일에 한 번꼴로 로켓 잔해나 고장 난 위성 일부가 지구 대기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는 지구 대기와 마찰해서 불타 사라지지만 크기가 크면 항공기 비행 고도나 지상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지구는 대부분 바다로 덮여 있어 사람이 사는 곳에 우주쓰레기가 추락할 확률은 극히 낮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추락 지점을 예측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잔해가 독성·방사성을 띠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추락 이후 신속히 회수해야 한다. 2023년 1월에는 미국 인공위성 잔해 추락 예상 경로에 한반도가 포함되며 전국에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문제는 물체의 재료나 모양, 기상 조건 등 변수가 매우 많다는 점이다. 특히 통제되지 않은 지구 대기권 재진입 물체의 실시간 추적은 매우 어렵다. 우주쓰레기는 고도 약 78km에서 분해되기 시작해 30분 내로 지상에 떨어지지만 이때부터 기존 레이더와 광학 기반 추적 시스템으로는 관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우주쓰레기가 만드는 충격파를 지상에서 탐지해 추적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물체는 음속보다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공기가 압축되면서 초음속 전투기와 비슷하게 지면과 지진계를 울릴 정도의 충격파를 만든다는 점에 착안했다. 지진계 데이터를 통해 추락 예상 지점을 계산한다는 아이디어다.
제안된 방법은 실제로 2024년 중국 선저우 15호 우주선 모듈의 대기권 재진입 사례에 적용됐다. 해당 모듈은 폭이 약 1m, 무게는 1.5t이 넘어 추락 지점에 따라 인명 피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지진계 127개의 공개 데이터를 분석해 모듈의 궤적과 속도를 계산했다. 음속의 25∼30배로 날아간 모듈은 샌타바버라와 라스베이거스 상공을 동북 방향으로 가로질렀다.
연구팀은 지진계에 측정된 진동의 강도를 활용해 모듈의 고도를 계산하고 모듈이 부서져 파편화된 지점을 파악했다. 모듈 잔해의 궤적과 속도, 고도 계산 결과를 종합한 결과 기존 미국 우주사령부가 예상한 경로보다 40km가량 북쪽을 비행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 “방법론 가능한 한 많이 개발해야”
지진계 데이터는 물체가 대기권에 진입해 추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추가 정보를 제공해 레이더 데이터를 보완할 수 있다. 낙하 파편이 불타며 생기는 유독성 입자는 대기 중에 수 시간 잔류하며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파편의 궤적을 파악하면 입자에 노출될 수 있는 지역을 미리 파악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주쓰레기는 낙하 속도가 매우 빨라 효율적인 계산도 중요하다. 연구팀은 지구 대기 최하층의 바람과 온도 변동 효과 등을 생략해 모델을 단순화했다. 일반 컴퓨터로 수초∼수분 내에 물체의 예비 추정 궤적을 계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체의 대기권 재진입 시점과 예상 궤적 결정 사이의 시간을 더 단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퍼낸도 연구원은 “우주 잔해를 추적하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가능한 한 많은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카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은 연구에 대한 논평에서 “제안된 방법은 잔해 낙하 지역을 신속히 식별할 수 있게 한다”며 “이는 지구 궤도가 위성으로 점점 혼잡해지면서 우주 잔해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핵심 정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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