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투자사 황당 주장 “李정부, 中경쟁사 위해 美기업 쿠팡 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3일 16시 31분


쿠팡 美투자자 중재의향서 보니
“유출 데이터 3000건 불과한데
공무원 수백명 돌격대처럼 투입”

뉴시스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 대우한다”며 청원을 낸 쿠팡 투자사들이 “이재명 정부가 중국 경쟁사를 이롭게 하려고 미국 기업인 쿠팡을 공격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쿠팡 투자사인 미국 그린옥스 유한회사와 알티미터 유한책임조합은 전날 미국의 한 로펌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법무부 앞으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의향서에 따르면 이들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진상 조사를 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공정 공평 대우 의무 등을 어겼다”며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적 적대국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린옥스 등은 더 나아가 “쿠팡이 한국 및 중국 경쟁사의 지배력을 위협한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정부가 행정 권한을 무기화해 미국 기업(쿠팡)을 전례 없이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알리·테무 등 중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플랫폼도 같은 법령으로 규제하는 점을 무시한 주장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의향서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대통령을 “논쟁적 인물(polarizing figure)”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은 대선 운동 초기부터 미국 전반, 특히 쿠팡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왔다”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부터 한국을 멀어지게 하고 중국 쪽으로 방향을 재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

정부의 조사 강도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직접 관계가 없는 기관까지 포함해 수백 명의 공무원이 사실상 ‘돌격대(shock troops)’처럼 투입했다”는 주장이다. 의향서에는 “2024년 카카오페이의 개인정보 유출 땐 1500만 달러(약 219억 원)의 과징금만 부과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쿠팡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이례적이라는 주장이다.

또 유출 규모에 대해선 “실제로 유출된 건 약 3000개 계정 데이터뿐이었고 금융 정보나 정부 발행 ID 번호 등 민감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쿠팡 자체 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경찰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서는 유출 규모가 3000건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의향서는 국제 중재 기구에 정식 절차를 밟기 전 상대 정부에 중재 의사를 묻는 절차로, 통상 90일간 협의를 거친다. 그린옥스 등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우리 정부의 조처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리적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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