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임상 5200건… 증식하는 中 바이오

  • 동아일보

[영올드&] 신약 임상건수 5년 만에 두배 급증
투입비 美의 절반… 완료속도도 빨라
中업체, 글로벌 기술이전 ‘빅딜’ 견인… 美, 中바이오 분야 투자 제한 나서
“빅파마들, 中과 완전 단절 불가능”… G2갈등, 한국기업에 기회 기대감도

중국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행된 임상시험이 5000건을 넘어섰으며, 최근에는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이전 ‘빅딜’을 견인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며 최근 미국은 중국 바이오 업계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나섰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바이오 업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 中 글로벌 바이오 빅딜 48% 차지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의약품평가센터가 발표한 ‘중국 신약 등록 임상시험 진행 현황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신약 임상시험 등록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전체 신약 임상 건수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5215건으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다기관 임상시험도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중국에서 신약 임상시험이 늘고 있는 이유는 미국 등 서구권에 비해 임상에 투입되는 비용과 소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 비용이 미국보다 50∼60% 저렴하고 완료 속도가 더 빠르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중국이 최근 경제 성장을 견인할 전략 사업으로 바이오를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기록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실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2021년 평균 5%에 불과했지만, 2022∼2024년 27%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48%까지 확대됐다. 과거 중국 바이오 업계는 복제약이나 원료의약품(API)을 제공해 주는, 저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생태계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핵심 공급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 미국의 中 견제, 韓 기업에는 기회

중국의 기세가 등등해지자 미국에서는 빠르게 중국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나섰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는 최근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발의했다. 지난해 통과된 ‘2025 포괄적 해외 투자 국가안보법(COINS Act)’ 적용 대상에 바이오 분야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기술 이전 계약을 맺거나 지분 투자 등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재무부의 심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 투자 제한 정책이 바이오 산업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으로 투자 업계는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매력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토니 렌 맥쿼리캐피털 아시아 헬스케어 연구 책임자는 “(미국의 BINSA 발의는) 중국 바이오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미국 기업들이) 중국 바이오 기술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중국 바이오 기업의 투자 가치가 크게 떨어졌지만 “추가적인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바이오 업계에서 미중 간의 갈등은 한국 기업에는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는 사이 다음 타자인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 기회가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눈여겨보는 나라가 중국과 한국”이라며 “(중국이 주춤하는 지금이) 한국 기업에는 골든타임이다”라고 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이전 계약을 통한 빠른 신약 사업화가 가장 유력한 생존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은희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계팀장은 “향후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과의 조기 사업화 여부가 기업 성장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글로벌 제약바이오#임상시험#신약 개발#바이오 빅딜#미중 기술 패권#미국 투자 제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