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DC-IRP로 머니무브
퇴직연금 500조 넘었지만, 가입자 절반은 수익률 ‘저조’
장기투자선 수수료 낮은 ETF 유리
지수 추종 ‘패시브 상품’ 주목해야… 운용 부담땐 자동투자 TDF 활용을
2025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501조 원을 돌파했다. 불과 1년 만에 70조 원이 늘어난 것이다. 숫자만 보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 숫자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전체 가입자의 절반이 여전히 2%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2025년 2.1%)과 비교하면 실질 수익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가장 크고 가장 긴 노후 자산이다. 그런데 그 돈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들여다봐야 할 때다. 올해 5월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토대로 몇 가지 살펴보자.
● DB에서 DC·IRP로, 머니무브가 말하는 것
최근 몇 년간 퇴직연금 시장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형(DB)의 비중은 줄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IRP는 2023년 75조 원에서 2025년 131조 원으로 2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세제 혜택이 확대되고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 흐름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퇴직연금 운용의 주도권이 회사에서 개인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곧 책임도, 결과도 온전히 본인의 몫이 된다는 뜻이다. DC와 IRP 가입자는 스스로 운용 방향을 결정해야 하며, 그 선택이 은퇴 후 수령액을 좌우하게 된다.
퇴직연금은 ‘가장 긴 투자’다. 퇴직연금은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 이상 운용하는 초장기 금융상품이다. 이 긴 시간이 가진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투자의 기본 전략이 필요하다.
매년 1000만 원씩 20년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한 경우(실제 연기금 수익률 적용) 약 4억3000만 원을 받지만 원리금 보장형 위주로 운용한 경우에는 약 2억7000만 원에 그친다. 같은 금액을 넣고도 수령액이 1억6000만 원의 차이가 나니, 약 1.6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 수익률 격차는 ‘관심의 격차’
2025년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평균은 역대 최고치인 6.47%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평균에는 함정이 있다. 수익률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19.5%에 달했지만 하위 10%는 고작 0.5%에 불과했다. 상위 10%는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했고, 그 결과 적립금 증가분의 67%가 운용수익으로 채워졌다. 반면 하위 10%는 74%를 원리금 보장형으로 유지했고, 증가분의 77%가 납입원금이었다.
이 격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무관심이다. 그리고 또 다른 원인은 금융기관의 사후 관리 부재다. 많은 퇴직연금 사업자가 적립금 유치 경쟁에는 열심이지만 가입 이후 가입자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조언하는 서비스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때 수수료와 수익률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운용 관리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곳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 수수료가 수익을 갉아먹는다, ETF를 주목하라
장기 투자에서 수수료는 복리만큼 강력하게 작동한다. 단, 반대 방향으로 연 0.5%의 수수료 차이가 20년 뒤에는 상당한 금액 차이로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퇴직연금 장기 운용에서 비용 관리는 수익률 관리만큼 중요하다.
이 맥락에서 상장지수펀드(ETF)는 퇴직연금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 잔액은 2023년 9조 원에서 2025년 48조7000억 원으로 3년 연속 10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적배당형 적립금 내 ETF 비중도 39.6%까지 확대됐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코스피20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장기 복리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먼저다. 패시브 ETF는 그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다.
●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TDF와 디폴트옵션
직접 운용이 부담스러운 가입자라면 두 가지 대안이 있다. 하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즉 생애주기 펀드다.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상품으로, 2025년 연간 수익률이 13.7%에 달했다. 전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6.47%)의 두 배가 넘는 성과다.
또 하나는 디폴트옵션이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설정한 투자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운용되는 제도다. 중립 투자형의 2025년 수익률은 10.8%를 기록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디폴트옵션 전체 적립금의 85.4%가 예금 위주의 안정형에 몰려 있고, 이 상품의 수익률은 고작 2.6%에 그쳤다. 디폴트옵션을 설정했더라도 어떤 유형으로 설정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설정만 해두고 잊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신한금융그룹의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 그룹으로 투자전략(18명), 주식·섹터(21명), 투자상품(12명), 포트폴리오(15명), 외환(3명), 부동산(10명), 세무(14명), 상속·증여(4명), IB(3명) 등 총 100명의 전문위원과 수석전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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