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가로주택-모아타운 ‘소소익선’ 택하는 까닭은[부동산팀의 비즈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3일 00시 30분


대규모 정비사업 문턱 높아 ‘쏠림’
“안정적 일감” 서울 소형사업 노려

두산건설은 올해 들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서대문구 홍은1구역 등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올해 수주 실적만 2301억 원입니다. 쌍용건설은 동작구 노량진 은하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마포구 창전동 사업에 참여하는데, 총 사업비가 2500억 원 수준입니다. 동부건설은 올해 서초구 방배동 가로주택사업과 중랑구 신내동 모아타운에서 4896억 원 규모의 수주를 했고,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에만 3939억 원 규모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서울 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 사업을 중견 건설사가 수주했다는 점입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통상 사업시행구역 면적이 1만 ㎡ 미만입니다. 요건을 갖춰 규모를 늘릴 수도 있지만, 보통 200∼300채 수준을 크게 넘지 않죠.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으로 불리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최근 줄줄이 시공사 선정을 하고 있는데, 왜 중견 건설사들은 이런 소규모 정비사업을 집중 수주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중견사에 서울 민간 정비사업 문턱은 꽤 높습니다. 최근 들어 수도권 주요 지역 재건축 사업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가 수주하는 ‘수주 양극화’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죠. 중견 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은 중견사가 서울 진입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형 사업장보다 자금 부담이 작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건설 경기가 좋을 때는 도심 재건축 대신 비(非)수도권 주택 사업을 통해 일감 확보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 위험이 큰 데다 인허가 등이 급감하며 일감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체 2만9504채 중 2만5166채(85.3%)가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은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에서 브랜드 노출 효과도 기대하며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생존 전략’인 셈입니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각 사업장 주민과 건설사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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