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5월 ‘20조 매출’ 잇단 신기록… 韓 반도체 업계는 성과급 등 변수에 발목[재계팀의 비즈워치]

  • 동아일보

생산시설 지방 투자론까지 가세
“국가차원 속도전 뒤처질 우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초호황을 등에 업고 연이어 ‘역대 최고’ 타이틀을 따내고 있습니다. 15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TSMC는 5월 4169억7500만 대만달러(약 20조 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이전 최고치인 올 3월 매출(4151억9100만 대만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로, 70.4%였던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점유율을 더 늘렸습니다. 반면 2위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7.1%에서 올 1분기 6.5%로 오히려 점유율이 줄었습니다.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한국 반도체 역시 글로벌 1위인 메모리 분야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선 여전히 ‘언더독’입니다. 주요 빅테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는 현재의 ‘칩 워(Chip War)’ 상황이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기회지만 정작 국내 반도체 업계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내부에서 불거진 성과급 논쟁으로 올 상반기(1∼6월)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레미콘 파업으로 생산 시설 증산이 한동안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방투자론도 불거졌습니다. 성과급 논쟁 이후 다시 운동화 끈을 졸라매려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변수가 생긴 겁니다.

특히 업계는 생산시설 분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합니다. 수백 가지 공정이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된 반도체 산업은 집적 생태계를 갖추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이에 수년간 경기 평택과 용인 등을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시설, 협력업체 등 생태계를 구축해왔는데, 급히 전략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반도체 업계의 지방 투자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담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국가 대항전’이자 ‘속도전’이 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기술 외적인 요소가 한국 반도체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에 정치권이 조금 더 귀를 귀울여 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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