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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더나를 상대로 제기했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국내 특허 무효 심판에서 2년 만에 승기를 잡았다. 이번 승소로 mRNA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특허 리스크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특허심판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기한 모더나 변형 mRNA 국내 특허 무효 심판에서 특허 무효를 결정했다. 2023년 SK가 무효 심판을 낸 지 2년 만이다. 문제가 된 특허는 mRNA를 체내 세포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메틸슈도유리딘’의 용도 특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특정 질병 백신에만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mRNA 치료제 및 백신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기술이다. 특허청은 모더나가 출원한 특허가 독점적인 특허권을 인정할 정도로 진보된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효 결정했다. 만약 모더나가 여기에 항소한다면 특허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최종 판결이 나오게 된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해당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라 mRNA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모두 ‘특허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mRNA 플랫폼을 국산화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현재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mRNA 백신을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본뇌염과 라싸열, GC녹십자가 인플루엔자, 에스티팜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각각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오픈AI가 14일(현지 시간)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GPT-4.1’을 공개했다. GPT-4.1은 ‘지브리풍’ 이미지 생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멀티모달 AI 모델 ‘GPT-4o’의 후속작이다. 오픈AI는 GPT-4.1이 이전 모델보다 코딩 성능과 긴 글의 맥락 이해도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코딩 성능 면에서 GPT-4.1은 GPT-4o보다 21%, 올해 2월 출시한 ‘GPT-4.5’보다 27%가량 향상됐다. GPT-4.1은 최대 100만 토큰(문장의 기본 단위)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12만8000개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GPT-4o의 8배에 달한다. GPT-4.1은 GPT-4o보다 26% 저렴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날 GPT-4.1과 함께 소형 모델인 ‘GPT-4.1 미니’와 ‘GPT-4.1 나노’를 함께 공개했다. GPT-4.1 미니는 소형 모델이지만 여러 테스트에서 GPT-4o의 성능을 넘어섰다고 회사는 밝혔다. 비용도 GPT-4o 대비 83%나 낮췄다. GPT-4.1 나노는 오픈AI 모델 중 가장 작고 빠르고 저렴한 모델이다. 새로운 AI 모델은 개발자에게 먼저 제공된다. 일반 사용자들이 쓰는 챗GPT에 GPT-4.1 등 신규 AI 모델을 적용하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정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내 수출 물량을 확보하고 미국 파트너사를 물색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경쟁력이 하락해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韓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력 하락 가능성 14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와 의약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조사 및 관세 부과 결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의약품 관세가 결정되면 국내 기업들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은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판매 전략 중 하나다. 관세 영향으로 국내 기업이 생산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올해 3분기(7∼9월)까지 추가 수입 없이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현지 생산기지의 인수 또는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고 있는 SK바이오팜 역시 “미국 내 6개월분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미국 내 위탁생산(CMO) 기업을 이미 확보해 필요시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캐나다에서 정제와 제품 포장 단계를 거쳐 완제 의약품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26%로 유럽(65%) 다음으로 크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주요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아사히글라스(AGC) 중에 미국 생산 기지가 없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우시바이오로직스뿐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미국 내 CDMO 생산 기지가 있는 기업들에 벌써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CDMO의 경우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 피해는 없겠지만, 고객사에서 계약 조항을 조정하자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美 내에서도 거센 반발… 단계적 인상 전망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미국병원협회(AHA), ‘접근가능의약품협회(AAM)’ 등은 앞서 “의약품 관세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늘릴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은 대부분의 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수입 품목에서 의약품은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케미컬의약품의 재료가 되는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미국 내 모든 의약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 중순께 의약품 관세 정책의 상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커트니 브린은 “(의약품 가격 급증을 고려해) 관세를 10∼25% 수준으로 천천히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일(현지시간)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해 환자들의 약 값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이나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10일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항체 의약품을 시작으로 신약 허가 요건에 명시된 동물실험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와 유럽 집행위원회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허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물실험 대신 다른 방식의 데이터로 전임상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FDA의 이번 발표는 실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실험 데이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1조 원대 신약개발 비용, 크게 낮출 수 있어FDA가 신약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폐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안전성 확보와 비용 및 시간 절감이다.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동물실험 폐지가 적용되는 항체 의약품의 경우, 동물과 사람의 면역 체계가 달라 동물실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2006년 독일의 테제네로가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한 항체 의약품 ‘ TGN1412’는 동물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났다, 그 결과 6명이 중환자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FDA에 따르면 항체 의약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6억5000만~7억5000만 달러(9446억~1조900억 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신약 동물실험에 필요한 영장류는 총 144마리인데 한 마리당 최대 5만 달러(7265만 원)의 비용이 든다. FDA는 “보다 예측력이 높은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약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결정에 대해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제약 회사들은 너무 오랫동안 동물실험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계획은 약물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동물 실험을 줄이는 동시에 의미 있는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AI·오가노이드 등 대체시험 시장 주목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미니 장기라고 불리는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예측 모델링 방식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간의 특정 장기를 칩 위에 그대로 모사한 것이다. 사람의 장기를 모사했기 때문에 동물실험에 비해 인체 반응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를 활용해 임상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도 있다. 항체의 유전자 서열, 구조, 알려진 임상 결과를 AI가 학습한 뒤 약물 후보물질의 서열을 분석해 면역 반응과 독성 등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11일 동시에 크게 올랐다. AI 신약 개발 기술을 보유한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은 FDA의 발표 이후 약 2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시험법 개발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오가노이드나 AI에 대한 신뢰성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점차적으로 FDA가 그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가수 지드래곤(사진)의 신곡과 홍채 이미지가 KAIST의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됐다. KAIST는 9일 KAIST 우주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 ‘우주 음원 송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예술, 대중음악이 결합된 융복합 프로젝트로, 이진준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와 현재 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지드래곤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영상에 지드래곤의 음원 ‘홈스윗홈’을 결합해 13m 크기의 KAIST 우주 안테나에 상영 및 송출했다. 음원은 KAIST 우주 안테나를 통해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우주에 실제 송출된다. 이번 송출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해 진행 중인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의 첫 SETI 참여다. NASA는 앞서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음악을 우주로 송출한 바 있다. KAIST는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 함께 ‘AI 엔터테크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과학기술 기반의 창의적 문화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내 대표 과학축제인 ‘사이언스데이’를 12∼13일 이틀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이언스데이는 1998년에 시작해 올해로 28년째를 맞는 국내 대표 과학축제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기획한 과학체험부스, 주니어 과학커뮤니케이터 경진대회, 전시관 탐험미션 이벤트, 사이언스 서바이벌 퀴즈쇼, 이색 과학강연 등이 마련돼 있다. 과학체험부스에는 과학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부스와 항공 모빌리티 기술 체험존 등 60여 개의 부스가 운영된다. 항공 모빌리티 기술 체험존에서는 항공 최신 기술 소개 및 항공시뮬레이터 조종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사지가 불편한 환자의 생각을 읽어 컴퓨터와 연결해주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업을 창업하거나 거금을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뇌 임플란트 산업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영기업인 뉴사이버뉴로테크가 공동 개발한 뇌 임플란트 제품 ‘베이나오 넘버원(No.1)’이 올해 3월까지 세 명의 환자에게 인체 이식을 완료했다. 자세한 이식 방식이나 제품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뇌 표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에 전극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미국 뉴럴링크보다는 덜 침습적인 방식이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이다. 뉴사이버뉴로테크는 “연내 환자 10명에게 베이나오 넘버원을 추가 삽입하고, 내년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약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또 다른 BCI 기업 스테어메드는 지난달 3억5000만 위안(약 702억 원)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원숭이 뇌에 뇌 임플란트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스테어메드의 제품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제품인 ‘텔레파시’의 절반 정도인 4mm로, 매우 얇은 전극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당초 뇌 임플란트 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지방 정부는 침습적인 뇌 임플란트는 시술당 약 6552위안(약 131만 원), 비침습적 제품은 966위안(약 19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뇌 임플란트 제품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상용화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뇌 임플란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국방, 안보까지 기술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지만 향후 생각만으로 로봇,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칭화대와 톈진대 연구진은 최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뇌 임플란트 기기를 개발해 이를 착용한 10명의 참가자가 생각만으로 드론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 CEO 역시 뉴럴링크의 기술과 테슬라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뇌 임플란트 분야로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에이비엘바이오가 4조 원대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신약 개발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9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약 개발 플랫폼 ‘그랩바디-B’의 기술 수출 의미와 향후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회사는 전날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그랩바디-B 플랫폼을 기술 수출해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 1480억 원을 포함해 총 4조1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규모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랩바디-B는 뇌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종의 막인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지금껏 많은 제약사들이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BBB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GSK는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그랩바디-B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이날 간담회에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계약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랩바디-B를 적용한 신약의 임상 및 상업화는 모두 GSK가 부담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한 그랩바디-B는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표적하는 물질만 다르다면 다른 기업에도 기술 수출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번 GSK와의 계약은 글로벌하게 우리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크다”며 “약간의 변형을 통해 또 다른 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사지가 불편한 환자의 생각을 읽어 컴퓨터와 연결해주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업을 창업하거나 거금을 투자하고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뇌 임플란트 산업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영기업인 뉴사이버뉴로테크가 공동 개발한 뇌 임플란트 제품인 ‘베이나오 넘버 원(No.1)’이 올해 3월까지 세 명의 환자에게 인체 이식을 완료했다. 자세한 이식 방식이나 제품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뇌 표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에 전극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미국 뉴럴링크보다는 덜 침습적인 방식이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이다. 뉴사이버뉴로테크는 “연내 10명의 환자에게 베이나오 넘버 원을 추가 삽입하고, 내년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약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임상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중국의 또 다른 BCI 기업 스테어메드는 지난달 3억5000만 위안(약 702억 원)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원숭이에게 뇌 임플란트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스테어메드의 제품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제품인 ‘텔레파시’의 절반 정도인 4mm로, 매우 얇은 전극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당초 뇌 임플란트 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지방 정부는 침습적인 뇌 임플란트는 시술 당 약 6552위안(약 131만 원), 비침습적 제품은 966위안(약 19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뇌 임플란트 제품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상용화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뇌 임플란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국방, 안보까지 기술을 빠르게 확대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지만 향후 생각만으로 로봇,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칭화대와 톈진대 연구진은 최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뇌 임플란트 기기를 개발해 이를 착용한 10명의 참가자가 생각만으로 드론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 CEO 역시 뉴럴링크의 기술과 테슬라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뇌 임플란트 분야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인 조니 김(41)이 임무 수행을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떠났다. 한국계 우주비행사가 ISS 임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SA는 8일(현지 시간) 김 씨를 태운 러시아 소유스 MS-27 우주선이 발사되는 현장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한국 시간 오후 2시 47분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소유스 우주선은 오후 5시 57분 ISS에 결합(도킹)했고, 오후 8시 28분 해치가 열리며 김 씨는 ISS로 들어갈 수 있었다. 1984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김 씨는 2002년 샌타모니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해군 특수전 부대인 네이비실에 입대했다. 네이비실 요원으로 두 차례나 이라크에 파병됐던 그는 2006년 이라크 라마디에서 목격한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의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2017년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우주비행사 선발 과정에 지원했다. 그 결과 2020년 1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NASA의 우주비행사 최종 12인에 선발됐다. 이 같은 이력으로 그는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그가 내 친척이 아니라서 감사하다”는 일종의 ‘밈(meme)’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 씨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와 함께 8개월간 ISS에서 과학 조사 및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ISS 임무는 평균 6개월 정도지만 달, 화성 등 심우주 유인 탐사를 대비해 NASA는 이번 발사부터 임무 기간을 8개월로 늘렸다. 이를 통해 우주인의 장기 체류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올해 12월 9일경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김 씨는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SS에 머무는 동안 ISS 밖으로 나가 우주 유영을 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주 유영을 위해 훈련했고, ISS의 정비, 라디오 수리, 연구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핵심광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포스코홀딩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두 기관은 4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지질연 본원에서 협약식을 열고 핵심광물 탐사와 추출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이차전지, 반도체, 방산 등 주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이뤄졌다. 글로벌 원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원료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핵심광물 자원탐사 및 평가기술과 관련한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광석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선광’, 공정과 품위를 높이는 ‘제련’ 등 핵심광물 추출기술 개발을 통해 자원 회수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평구 지질연 원장은 “이번 협약은 단순히 기술 개발 차원을 넘어 핵심광물 자원의 효율적인 개발과 관리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광동제약이 한 번에 페트병 라벨을 벗겨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광동제약은 7일 경기 과천시 광동과천타워에서 광동제약, 푸른하늘, 삼양패키징이 친환경 라벨 개발 및 생산을 위한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장동민 푸른하늘 대표, 오형석 광동제약 F&B 마케팅부문장, 윤광석 삼양패키징 PU장이 참석했다.이번 협약은 푸른하늘이 개발한 특허 기술 ‘원터치 제거식 용기 포장지 및 이를 포함하는 용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기술은 기존 페트병의 가로형 라벨을 세로형으로 바꿔 병뚜껑을 돌리면 라벨이 함께 분리되게 한다. 협약에 따라 푸른하늘은 원천 특허기술을 제공하고, 광동제약은 기술의 사업화를, 삼양 패키징은 기술의 생산성 검토와 제품화 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로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에 기여한 이들이 선정됐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열풍을 불러온 위고비는 비만 환자들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위고비 개발에 기여한 5명의 수상자들은 총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받게 된다.5일(현지 시간) 브레이크스루재단은 부문별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 상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이 함께 만든 상이다. 이들이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재단은 매년 물리학, 생명과학,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과학자를 선정해 주제당 최대 3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는 노벨상 수상자가 받은 금액(약 14억 원)의 약 세 배 정도다. 올해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GLP-1을 발견하고 기능을 규명한 4명의 연구자와 약물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비에레 크누센 노보노디스크 연구개발(R&D) 고문에게공동 수여됐다. GLP-1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 디옥시리보핵산(DNA)편집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도 함께 수상했다.GLP-1은 소화 과정 중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후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오젬픽’ ‘위고비’와 같은 GLP-1 비만치료제로 이어진 것이다. 위고비의 경우 임상 시험에서 비만 환자의 체중을 평균 20% 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수상자 5명은 대니얼 드러커(Daniel Drucker)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조엘 하버너(Joel Habener) 미국 보스턴 하버드의대 교수, 옌스 율 홀스트(Jens Juul Holst)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스베틀라나 모이소프(Svetlana Mojsov) 뉴욕 록펠러대 교수와 비에레 크누센 노보노디스크 R&D 고문이다. 크누센 고문은 GLP-1이 체내에서 약물로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물리학 분야에서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진행된 네 개의 공동연구에 참여한 1만3508명의 과학자들이 공동 수상했다. CERN은 상금을 국제 학생들의 CERN 방문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올라가면 농경지는 12.8%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AIST는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와 가오페이차오 중국 베이징 사범대 교수 등 국제연구팀이 파리 협정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파리 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조약이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 3월 24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5㎢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한 뒤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든다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남미는 농경지의 24%가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식량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은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 교수는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국제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처음 촬영한 이미지를 2일 공개했다.스피어엑스는 3월 12일 발사된 뒤 약 37일간 초기 운영 단계을 거쳐 정식 임무를 시작한다. 현재 망원경에 대한 모든 시험 가동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며, 이번에 촬영된 사진 역시 또렷한 초점, 안정적인 밝기 등을 갖추고 있어 정상 동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번에 공개된 6개의 이미지는 3월 28일에 촬영된 사진으로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전체 시야를 보여주며,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적외선 이미지에 색상을 부여한 것이다. 짧은 파장은 보라색~파랑색으로 표현됐으며, 긴 파장은 초록색~붉은색으로 나타냈다. 사진을 보면 스피어엑스가 가까운 은하뿐 아니라 어둡고 먼 은하까지 관측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색상을 분할하면 우주영역의 구성 성분이나 은하의 거리까지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들을 사용해 탄생한 지 1초도 되지 않아 우주가 수조 배로 급격히 팽창한 원인부터 우리 은하 내 물의 기원까지 다양한 주제를 연구할 수 있다.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스피어엑스는 기대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예상보다 잘 동작하고 있다”며 “이 자료로 흥미로운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한국과 미국 연구팀 모두 고무된 상태”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이 더해진 이른바 ‘AI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한국어를 지원하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비영어권 국가에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애플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간체자) 등 8가지 언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15 프로 이상의 기기에서 iOS 18.4로 업데이트하면 바로 한국어 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쓰기 도구 △고도화된 ‘시리’ △시각 지능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모두 오픈AI의 챗GPT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글쓰기 도구는 글을 상황에 맞게 교정하거나 요약할 수 있으며, 시각 지능은 카메라로 찍은 정보가 입력돼 텍스트 요약, 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날 애플은 한국에서 ‘나의 찾기’ 기능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나의 위치를 가족 및 가까운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애플 기기를 찾는 기능으로 미국에서는 2010년 출시됐지만 한국에서는 15년 만에 출시됐다. 애플이 공개한 나의 찾기는 사람, 기기, 물품으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아이폰의 위치 공유를 양쪽이 모두 동의하면 서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기의 경우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 등 애플 기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잃어버린 경우 분실 모드로 변환해 애플 페이를 차단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물품 찾기 기능은 ‘에어태그’를 활용한 것이다. 키링 모양으로 생긴 에어태그를 자주 잃어버리는 물건이나 중요한 물건에 달아 놓으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여행 시 수하물에 에어태그를 장착하면 수하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 경우 항공사에 수하물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애플은 현재 20여 곳의 항공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철도, 호텔 등 다양한 곳들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이 더해진 이른바 ‘AI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한국어를 지원하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비영어권 국가에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애플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일부 핵심 기능 출시가 지연되며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1일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등 8가지 언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15 프로 이상의 기기에서 iOS 18.4로 업데이트하면 바로 한국어 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애플 인텔리전스는 △글쓰기 도구 △고도화된 ‘시리’ △시각 지능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모두 오픈AI의 챗GPT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글쓰기 도구는 글을 상황에 맞게 교정하거나 요약할 수 있으며, 시각 지능은 카메라로 찍은 정보가 입력돼 텍스트 요약, 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이날 애플은 한국에서 ‘나의 찾기’ 기능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나의 위치를 가족 및 가까운 친구들에게 공유하거나 애플 기기를 찾는 기능으로 미국에서는 2010년 출시됐지만 한국에서는 15년 만에 출시됐다. 애플이 공개한 나의 찾기는 사람, 기기, 물품으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아이폰의 위치 공유를 양쪽이 모두 동의하면 서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기의 경우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 등 애플 기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잃어버린 경우 분실 모드로 변환해 애플 페이를 차단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출시된 물품 찾기 기능은 ‘에어태그’를 활용한 것이다. 키링 모양으로 생긴 에어태그를 자주 잃어버리는 물건이나 중요한 물건에 달아 놓으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여행 시 수하물에 에어태그를 장착하면 수하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 경우 항공사에 수하물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애플은 현재 20여 곳의 항공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철도, 호텔 등 다양한 곳들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다만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인 개인 맞춤형 AI 비서 ‘시리’의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며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싸늘하다. 애플은 시리를 개발해 온 존 지아난드레아 머신러닝 및 AI 전략 부문 수석부사장을 해임하고, 마이크 록웰 부사장을 시리 개발 수장에 임명하는 등 사태를 수습 중이다. 미국 주요 투자사인 아크인베스트는 “애플의 1년 출시 지연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런 격차는 AI 시대에는 극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지연과 관련해 서울YMCA는 지난달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애플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 달라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YMCA는 “애플이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16 시리즈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광고했지만 최근 해당 기능 출시가 2026년 이후로 연기될 것임이 밝혀졌다”면서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을 거짓으로 표시하여 소비자에게 중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에선 이미 소송전이 시작됐다. 미국 클라크슨 로펌은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아이폰 등 애플 제품 구매자를 대리해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허위광고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이 로봇이 가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어떻게 작동할지를 모르는데 가령 원자력발전소 조작에 AI 로봇을 투입할 수 있을까요?”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매년 세계 로보컵 대회를 휩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르테미스’의 아버지인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AI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우리가 뇌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만큼 AI에 대해서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집 안까지 들어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로봇이 이른바 ‘뇌’를 가지게 되면서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피지컬 AI’를 언급하며 세계 자본이 피지컬 AI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홍 교수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AI는 데이터를 넣어주면 좋은 결과 값을 출력하지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중간 과정을 알 수 없다는 ‘블랙박스’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물리학, 미적분학을 하나도 몰라도 데이터만 있으면 로봇도 바로 걷고 뛰는 것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왜 그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의 행동에 100% 확신을 가지기가 어렵다”고 했다. 로봇의 오작동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 원인을 밝혀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원전과 같이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특수한 현장은 물론이고 가정용 휴머노이드의 경우에도 안전 문제는 중요하다. 물리적인 힘이 큰 로봇이 오작동을 하거나 넘어지는 경우 바로 사고로 이어져 막대한 인명·재산 손실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집 안에서는 의자 하나만 옮겨도 새로운 환경이다.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AI 시뮬레이션으로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가 이끄는 UCLA 로봇 공학 연구실 ‘로멜라’에서는 수학적 모델링을 기반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홍 교수는 “AI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도 매우 크기 때문에 현재 두 방식을 모두 실험하고 있다”고 했다. 실험 대상은 놀랍게도 최근 4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넷플릭스 영화 ‘일렉트릭 스테이트’에 등장하는 로봇 ‘코즈모’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 감독 루소 형제가 연출한 영화로, 로봇들의 반란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로봇들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들어졌지만 홍보를 위해 루소 형제가 홍 교수에게 코즈모의 실물 제작을 의뢰한 것. 영화에는 홍 교수가 제작한 실제 로봇이 등장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홍 교수는 “재미있을 것 같아 뛰어든 프로젝트였는데 생각보다 큰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다양한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며 이커머스 시장이 다각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이 같은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판매자 생태계 지원에 나섰다.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려 거래액을 늘릴 수 있도록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했다. 소비자의 앱 활용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프로모션을 연내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판매자들이 마케팅 전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비즈니스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네이버가 고도화해온 개인화 추천 기술, 풍부한 사용자생성콘텐츠(UGC) 생태계를 연계했다. 판매자와 이용자의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와 판매자가 효과적으로 연결되면서 판매자의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판매자들이 ‘단골 테크’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타기팅한 고객과의 접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추천과 매칭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선물대첩’ ‘강세일’ ‘네이버쇼핑페스타’ 등 대표 프로모션 및 기획전을 규모 있게 운영해 이용자와의 연결 기회를 확대한다. 신학기, 바캉스, 연말 등 쇼핑 수요가 늘어나는 시즌마다 강력한 프로모션을 촘촘하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상시 프로모션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스마트스토어의 마케팅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에게는 풍성한 혜택을, 판매자에게는 임팩트 있는 홍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커머스 생태계의 선순환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판매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 판매자가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 필수적인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는 ‘빠른 정산’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2020년부터 빠른 정산 서비스를 운영하며 중소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빠른 정산은 배송 시작 다음 날, 결제 후 약 3일 만에 대금의 100%를 정산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까지 41조7000억 원 규모의 정산 대금을 지원했으며 이는 약 1820억 원의 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만들었다. 판매자들의 신속한 배송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가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일요 배송 등으로 세분화된 네이버 배송 상품을 구매한 뒤 교환이나 반품을 신청하면 사유에 관계없이 1회에 한해 무료로 교환·반품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자의 손실 비용을 네이버가 지원한다. 또한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 교환·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에게 수거와 재배송 비용, 반품 작업비, 폐기 상품 비용을 지원한다.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과 많이 연결될수록 판매자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비회원 대비 쇼핑 기여도가 2배 이상 높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판매자 생태계 확장을 위해 이용자와의 접점 강화, 자금 흐름 개선을 위한 빠른 정산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며 “비즈니스 성장에 꼭 필요한 요소를 지속적으로 투자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 성장을 위한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HS효성은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기업인자문회(ABAC) 의장을 맡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연 4회 열리는 ‘ABAC 회의’와 ‘ABAC 위원-APEC정상과의 대화’ 등 주요 행사를 주관한다. ABAC 회의는 APEC 21개 회원국의 ABAC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한 민간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정상 건의문을 만든다. 정상 건의문은 최종적으로 ABAC위원-APEC 정상과의 대화를 통해 APEC 정상들에게 전달된다. 이는 각 회원국 정부들의 정책 공조 및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2월 23일부터 25일(현지 시간)까지 사흘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ABAC 1차 회의를 주관했다. 조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파편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구조가 중요한 균형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APEC은 세계 경제와 투자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역사회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번영과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야 한다”며 “올해 한국이 APEC 의장국을 맡은 만큼 실질적 액션플랜을 마련해 APEC 지역의 경제 발전을 이끌고 성공적인 APEC 행사를 개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 ABAC 회의는 지역 경제 통합, 지속가능성, 인공지능(AI)·디지털, 금융·투자, 바이오·헬스케어 등 5개 워킹그룹으로 구성됐다. 특히 금융·투자,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최근 산업 수요 증가를 반영해 올해 처음으로 신설했다. 각 워킹그룹은 1년간 실현 가능한 액션플랜을 도출하고 네 차례의 정례 회의를 통해 논의하며 관련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조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BAC 위원 외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비즈니스 및 민간 외교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조 부회장은 2005년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 국가 외교부가 뽑은 ‘한중일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된 데 이어 2006년에는 미국과 아시아의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창설된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아시아21글로벌 영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다보스포럼 등 국제 경제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며 글로벌 기업 경영인들과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모색해오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