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교조 교사들, 이름 내기가 그리도 부끄러운가

동아일보 입력 2010-04-29 03:00수정 2010-04-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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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참교육’ ‘민주교육’ ‘평등교육’ 같은 ‘교육다운 교육’을 하겠다며 출범한 교원노조다. 자신들의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민주노총과의 연대투쟁, 자체 연가(年暇)투쟁, 편향된 시국관을 담은 독자적인 계기수업 등 다양한 투쟁수단을 동원했다. 이 가운데는 불법 탈법도 적지 않았지만 전교조는 자신들만 선(善)을 독점한 것처럼 그 당당함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처럼 훌륭한 일을 한다고 스스로 믿는 전교조가 왜 자신들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한사코 막으려 하는가.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최근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자 전교조는 서울남부지법에 명단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까지 공개를 저지하고 나섰다. 여기에 법원도 동조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그제 조 의원이 명단 공개를 중단하지 않으면 하루에 3000만 원씩 전교조에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 지금까지 법원은 엇갈린 판단을 내놓고 있다. 서울남부지법과 달리 서울중앙지법은 공개를 허용했다. 전교조는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고 근로조건 개선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명단 공개로 특정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1심 결정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2008년 ‘부적격 교사 명단 공개가 적법하다’고 한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대법원은 학부모 단체의 부적격 교사 명단 발표에 대해 “부적격 교사 선별은 다수의 이익에 관련된 사항으로 객관적인 공적 관심사항”이라며 학부모와 학생의 부적격 교사를 가려낼 권리를 인정했다. 부적격 교사 명단 공개는 명예 훼손 또는 사생활 침해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알 권리가 우위에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비추어 보면 전교조 교사의 명단 공개를 금지한 서울남부지법의 결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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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비밀 사조직도 아닌 만큼 명단 공개가 인권 또는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 교사들이 근무시간 외에 사생활 차원에서 가입한 서클이라면 굳이 학부모가 가입 여부를 알 필요가 없겠지만 전교조는 그야말로 교사들의 복지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활동한다고 하는 단체다. 전교조 소속이란 사실이 그렇게 부끄럽다면 전교조를 해체하든가 탈퇴하면 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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