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외건설은 1965년 첫 진출 이래 올해로 44년째를 맞는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요즈음 지구촌 곳곳에서 한국인의 장인정신을 꽃 피우며 전성기를 만들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12월 현재 468억 달러로 지난해 실적인 476억 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연말에는 지난해 실적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400억 달러 이상 수주에 힘입어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 벌어들인 오일달러가 국내로 대량 송금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운 나라살림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해외건설은 국내 수출 주력 상품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명실상부한 국가 브랜드산업으로 위상이 올라갔다.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해외건설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미래 전략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한 철저한 대비 및 세계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부응하는 국제경쟁력 배양이 필수적이다.
첫째, 해외시장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수출전략 상품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현재 해외건설은 석유가스 관련 플랜트 위주이지만 앞으로는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이 세계적인 개발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과 고속철도 등 관련 분야의 시장 선점을 서둘러야 한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수출도 블루오션이다. 특히 도시수출은 건설과 함께 우리의 문화상품까지 수출함으로써 연관 분야 파급효과가 매우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첨단 초고층 빌딩 등 공종별로 특화된 상품개발에 다양한 전략과 방식을 동원하면 수주 확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둘째, 핵심 기술 및 파이낸싱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기업은 전체 공사의 틀을 짜는 기본설계(FEED), 프로젝트관리(PM) 등 핵심 기술 및 파이낸싱 능력 배양에 최우선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 셋째, 신흥 산유국 및 자원부국 등으로의 시장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내세워 인프라건설 발주를 지속하는 산유국을 비롯하여 풍부한 에너지·광물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 중남미의 자원부국에 대한 시장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
해외 발주처로부터 검증된 한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이 내년, 그리고 미래에도 지속되어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수주 달성과 수익성 향상을 도모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5% 수준에 그친 시장점유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도록 업그레이드된 경쟁력과 전략을 시장에 내놓아야 할 때다. 세계 5대 해외건설 강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 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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