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이 조흥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 주총을 연기하도록 요청한 데 대해 해당 은행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선두은행으로서의 이미지 실추와 해외공신력저하 등을 이유로 은감원에 주총연기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조흥은행은 오는 27일 주총을 열고 새로운 임원진 구성 및 배당률 결정 등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이같은 주총 소집 일정을 국내외 주주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히고 주총연기 요청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이 은행은 특히 외국인 투자지분율이 총주식의 32%여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총일정을 영문 공문으로 알린 상황에서 주총의 무기연기는 은행의 해외공신력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경우 정식 공고는 안했지만 이달 26일로 예정된 개최일정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상태에서 다시 연기된다면 주주들이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제일은행은 특히 申光湜행장이 구속된 마당에 한보그룹 부도에 따른 사후관리등을 제대로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새 행장을 선임해야 하는 판에 전무대행 체제가 오래 가게 돼 은행경영의 정상화가 그만큼 멀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은행도 孫洪鈞 전행장이 구속된 작년 11월부터 張滿花전무가 행장직무를 대행하는 임시경영 체제를 지속해 오고 있어 오는 26일의 주총을 계기로 새로운 경영체제를 구축하려 했으나 연기요청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은감원은 한보그룹에 대한 거액대출을 실시한 5개 은행중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조흥 제일 외환 서울은행에 대해 진행중인 특별검사가 끝날 때까지 2월하순께 예정된 주총을 연기해주도록 요청했다.
한편 현행 상법상 정기주총은 결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개최하도록 못박고 있어 3월말까지는 주총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