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2012]시나리오 ‘금루곡’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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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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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분 고루 든 음식 먹는 느낌

차승재(왼쪽) 이정향 씨
차승재(왼쪽) 이정향 씨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응모작의 질이 좋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본심에 오른 13편의 수준 차는 심했다. 당선 후보로 집중적으로 검토한 작품은 ‘피어싱’ ‘달봉이 장례식’ ‘푸른 노을’ ‘금루곡’이었다. ‘피어싱’은 ‘팜 파탈 여고생’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소재지만 전체적으로 구성력과 필력이 현격히 떨어졌다. 좀 더 글 쓰는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달봉이 장례식’은 한 장수마을에 들어간 젊은 장례업자의 얘기를 유쾌한 필치로 그렸고 ‘모든 부모는 자식 때문에 산다’는 메시지도 좋았다. 구성도 뜻도 좋지만 너무 전형적인 느낌이다.

‘푸른 노을’은 한 절 앞에서 사진관을 하는 노인이 수취인 불명의 사진 5장을 전하러 길을 떠나는 얘기로, 상업영화에서 잘 볼 수 없는 주제라 눈길이 갔다. 글쓰기가 안정감이 있고 의미도 좋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구성의 탄탄함이 사라져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당선작으로 꼽은 ‘금루곡’은 흥미진진해 한 호흡으로 읽었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수준이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글쓰기나 구성력, 인물에 대한 표현의 깊이 등이 안정적이어서 영양분이 고루고루 들어 있는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키우는 전개가 있어야 하는데 안에서 타는 듯했다. 스케일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이정향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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