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79>根·眼·退·腿·褪·恨·限·銀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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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艮(간)’은 ‘어긋나다, 거스르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艮’과 합쳐진 한자는 대개 ‘어긋나다, 거스르다’라는 의미, 즉 ‘역방향’과 관련이 있다.

‘木(나무 목)’과 ‘艮’이 합쳐진 ‘根(근)’은 ‘밑동, 뿌리’를 뜻한다. 나무는 보통 위로 뻗어 가지만 뿌리는 그 방향과 어긋나게 땅 속으로 뻗어 가기 때문에 나타나는 의미이다. ‘眼(안)’은 ‘目(눈 목)’과 ‘艮’이 합쳐진 한자이다. ‘目’에는 ‘바라보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앞으로 뻗어 가는 시선을 의미한다. ‘眼’은 시선과 역방향인 ‘눈이 불거진 모양, 눈매, 안공(眼孔)’을 나타낸다. ‘착(쉬엄쉬엄 갈 착)’과 ‘艮’이 합쳐진 ‘退(퇴)’는 ‘물러서다’라는 뜻인데 이는 곧 앞으로 가는 것의 역방향을 나타낸다. ‘退’가 ‘물러서다’라는 뜻이므로 이 글자와 살을 뜻하는 ‘月(고기 육)’이 만난 ‘腿(퇴)’자는 ‘물러선 살’, 즉 ‘다리’를 뜻한다. 사람의 뼈와 살을 보면 손목이나 팔뚝과 같이 대개는 살이 뼈를 둥글게 싸고 있다. 다리 부분은 뼈의 뒤쪽에 살이 붙어 있다. 그러므로 ‘다리’는 ‘뒤로 물러나 있는 역방향의 살’이 된다. ‘의(옷 의)’와 ‘退’가 만난 ‘褪(퇴)’는 ‘옷을 물러나게 하다’이므로 ‘옷을 벗다, 발가벗다’라는 뜻을 갖는다. ‘심(마음 심)’과 ‘艮’이 합쳐진 ‘恨(한)’은 ‘역방향의 마음, 거꾸로 가는 마음’을 나타내므로 그 뜻은 ‘원망하다, 후회하다’가 되며, ‘부(언덕 부)’와 ‘艮’이 만난 ‘限(한)’은 ‘언덕의 역방향, 언덕의 순방향을 거스르는 방향’을 나타낸다. 언덕의 이편에서 저편을 넘어가지 못 함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限’은 ‘한도, 한계, 제한하다’를 뜻하게 된다. ‘金(쇠 금)’과 ‘艮’이 만난 ‘銀(은)’은 ‘역방향의 쇠, 순방향을 거스르는 방향의 쇠’를 나타낸다. ‘은’은 앞뒤로 잘 구부러지는 금속이다.

허 성 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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