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스타제조기 박진영 "체력이 내인생의 로또"

  • 입력 2003년 2월 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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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바일 아트’의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박진영. 박영대기자
최근 ‘모바일 아트’의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박진영. 박영대기자
《가수 박진영(31)은 단순히 노래하는 이가 아니다. 연예기획사

‘JYP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자 음반 프로듀서이고 모바일 콘텐츠 전략가다. 신인 가수 비와 별, 그룹 ‘노을’은 모두 박진영의 오랜 훈련을 거쳤다.이달말 새음반을 발표할 박지윤도 박진영 사단이고 그룹 ‘god’는 소속사는 다르나 그가 발굴한 가수들. 이들의 음악 활동은 박진영의 입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박진영이 요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음악외에 ‘모바일 아트’다. 그는 신인 그룹 ‘노을’을 SK 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준’으로 데뷔시켰다. 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는 다가가지 않았다. 인터뷰도 자연스럽게 휴대 전화의 미디어적 가능성에서 시작했다.》

―모바일 데뷔는 아직 한계가 있지 않나.

“단말기 보급의 문제여서 시간 문제다. 분명한 점은 뉴미디어는 그에 맞는 콘텐츠를 가져야 생존할 수 있다. 모바일 아트는 ‘자기 언어’를 가져야 한다. 기존 가수를 모바일로 데려오는 것은 오히려 모바일의 뉴미디어적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다.”

―‘노을’은 완전한 모바일 타입의 가수는 아니다. 유통이나 소비 형태만 그렇지 않은가.

“그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노을’과 관련해 여러 콘텐츠를 준비했고 소비자들은 이를 취향에 맞게 즐기면 된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그 콘텐츠를 이용해 ‘제2의 생산자’가 되지 않은가. 6월경에는 정말 ‘모바일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을 선보일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에 대해서는 그는 입을 다물었다. 다만 “영화이자 사진이고 음악이자 미술이기도 하지만 기존 장르로는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당초 ‘준’의 사업에 음반 콘텐츠 공급자로서만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1년전부터 ‘모바일 아트’와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기획서로 제출했다. 이를 본 사업자는 그를 콘텐츠 카운셀러로 초빙했다. 박진영이 이 사업과 관련해 쓸수 있는 돈은 수백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박진영의 모바일론(論)은 계속 이어졌다. 도중에 화제를 돌렸다가도 어느새 모바일로 돌아가 있었다.

박진영 사단의 가수들. 비 별 ‘노을’ 박지윤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음악 이야기를 하자. 요즘 가요계는 라이브 공연이 대세를 이룬다.

“가수의 공연은 아날로그다. 모바일처럼 모든 게 디지털로 변환 이동이 가능한 시대에 아날로그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가수는 복제가 되지 않는다.”

―파일 유통의 시각에서 CD의 미래는.

“유통 수단으로서의 CD는 없어질 것이다. 미디어는 편리함으로 발전한다. 파일이 CD보다 훨씬 편리하다. 음악 파일의 교환을 금지하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행위다. 그러나 파일 유통은 하루빨리 유료화되어 디지털 산업화의 기틀을 갖춰야 한다.”

―회사 규모는 얼마인가.

“...”(그는 대표이사인데도 자본금이나 매출액에 대해 경영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본 뒤 답변을 줬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90여억원. 그러나 이동통신관련 매출은 별도여서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월급 600만원 외에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는다. 다른 팀장은 인센티브를 주지만 나는 음악외에 욕심이 없다.”

1999년 결혼한 그는 “음악을 위해 아이도 가지지 않기로 여자 친구(아내를 이렇게 부른다)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JYP에는 연습생이 21명 있다. 이들은 모두 박진영이 만든 매뉴얼에 따라 단계별로 노래와 춤을 훈련받는다. 매뉴얼은 외부 유출 금지로 박진영 사단의 ‘비기(비記)인 셈이다. 2,3년에 걸쳐 최종 단계에 오른 연습생들은 ‘5인 위원회’에서 만장 일치로 통과되어야 데뷔 자격이 주어진다. 비 별 노을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

박진영은 “언젠가는 닥칠 ‘추락’이 두렵지만 노력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최근 10년간 다섯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그 체력이야말로 내 인생의 ‘로또’”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다섯 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며 “내 로또는 체력”이라고 말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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