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8집 ‘청첩장’ 내고 방송복귀 한 김건모

  • 입력 2003년 2월 2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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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만에 복귀한 가수 김건모
22개월만에 복귀한 가수 김건모
《가수 김건모(36)가 22개월만에 복귀한다. 이달 27일 발라드 ‘청첩장’을 타이틀로 한 8집을 발표한다. 가요계는 그의 복귀에 대해 ‘후폭풍’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락한 음반 시장의 파이를 키울만한 ‘리딩 히터’에 대한 기대다. 그러나 김건모는 냉정하다. 그는 “불황의 책임이 나한테 있는 게 아닌데 그런 기대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톱스타에게 그런 기대는 당연하다고 했더니 “디지털 세상에 음반 시장이 적응해야 하는 것이지 몇몇 ‘스타 파워’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30대 중반의 나이. 그런데도 장난기 가득한 눈웃음과 과장된 제스처, 대화 도중 어수선한 치기 등은 여전하다. 방송가에서 “김건모는 가장 자연스런 엔터테이너중 한사람”으로 통한다.》

―거의 모든 TV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할 예정이라는데.

“요즘 여의도 친구(연예인)들의 휴대 전화에 남기는 말이 ‘기다려라 나 간다’다. 신동엽 강호동씨가 가장 반긴다.”

―가수들은 ‘이미지 구긴다’고 오락 프로에 안나간다. 혹시 음반 홍보 때문에 무리한다는 소리도 나올 것이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트렌드를 역주행하는 재미가 크다. 무엇보다 나의 입과 몸이 근질거린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가보면 가수인데 노래하기 싫어하고, 연기자인데 연기하기 싫어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그곳에서 그냥 놀고 싶다.”

―방청석에 팬클럽 ‘큐리오’ 회원들이 많이 와야 겠다.

“내 팬들은 이미 30대로 ‘오빠부대’가 아니다. 방송국에 올 시간이 있나. 남편하고 애 키워야지, 돈벌어야지. 그러니까 TV 실컷 보라는 것이다.”

김건모는 92년 데뷔할 때부터 TV를 통해 엔터테이너의 끼를 한껏 발휘해왔다. 그런 김건모가 ‘TV 떠나기’를 싫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3월초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인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컴백 신고를 한다. 출연진중 그는 ‘최고령’이다.

―타이틀곡을 발라드로 정하고 댄스곡 ‘제비’ ‘딸기’를 병행시킨 게 7집의 ‘미안해요’(발라드)와 ‘더블’(댄스)을 짝지은 것과 다르지 않다.

“매번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했지만 히트는 댄스곡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가수에게서 발라드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섬세한 편인데….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팬들이 그렇다는데.”

―톱스타의 새음반은 ‘새 것’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그 부담은 없었나.

“프로듀서를 최준영씨에게 맡기고 나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가수(나)와 제작 감독을 분업화 전문화함으로써 내가 내 노래를 듣고 즐길 수 있었다.”

그는 90년대 중반 자기 기획사를 별도로 차려 경영에도 손댔다. 그러나 지금은 가수로만 산다. 그는 “경영까지 할 때는 내가 부탁해야 할 게 많았는데 가수로 남아 있으니 대접만 받고 산다”고 말했다.

―인터넷상 음악 파일의 교환이 음반 불황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를 어떻게 막나. 음악 파일 교환은 막을 수도 없을 것이다. 디지털 수익 모델의 개발은 음반 시장의 과제다.”

―‘딴따라’소리를 그만 들으려면 톱스타들이 사회적 발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하는데.

“2001년 MBC와 연예제작자협회와의 갈등으로 가수들이 출연 거부를 선언할 때 앞장서기도 했는데, 이후 결과는 실망스럽다. 그런 행동보다 음반을 잘 만드는 게 내 일인 것 같다.”

―노총각이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 창작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온 신경이 곤두선다. 가정을 가지면 그것을 내색할 수 없지 않은가. 가정과 음악을 병행할 자신이 없다.”

새 음반에 수록된 노래는 모두 10곡. 이중 7분만에 녹음했다는 ‘마이 선’의 가사는 김건모의 자전 이야기다.

‘…우리 엄마 매일 하신말/방에 들어가 공부좀 해라/나는 노래하고 싶어요/너는 못생겨서 안된다/꿈꾸지 말고 공부나 해라/노래하고 싶어요/너는 키작아서 안된다/나는 노래하고 싶어요/흰머리에 나이 들어도 노래할래요/세상 모두 하나가 되는 노래할래요.’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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