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MC K '지하'에서 '지상'으로

  • 입력 2003년 1월 1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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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힙합 ‘록 온’을 타이틀곡으로 한 첫 음반을 발표한 MC K. 힙합 리듬과 가사 전달력이 뛰어나 힙합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박영대기자
최근 힙합 ‘록 온’을 타이틀곡으로 한 첫 음반을 발표한 MC K. 힙합 리듬과 가사 전달력이 뛰어나 힙합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박영대기자
MC K(엠씨 케이·22·본명 김정식)가 국내 힙합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주중 발매되는 첫 음반은 이미 인터넷 힙합 사이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본격 활동전 마니아의 ‘인증’을 거쳐야 하는 힙합계의 속성상 일단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마니아들은 “힙합은 자기 만의 라임 스타일이 가장 중요한데 MC K는 나름대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MC K의 첫 음반은 ‘MC K:챕터 0 - 케이어스’. 타이틀곡 ‘록 온(Rock on)’은 동양적인 선율과 힙합 리듬의 반복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록 온’은 ‘나아가다’ 또는 ‘화이팅!’이란 뜻. 이 노래는 젊음의 혼돈에도 불구하고 꿈을 간직하자는 내용이다. 이 노래를 작곡한 이는 국내 힙합계의 스타인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 JK다.

특히 이 노래에서 고려말의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를 인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600년전의 시조가 21세기 힙합리듬으로 되살아났다. MC K는 “‘단심가’처럼 백골이 진토될 때까지 내 젊음의 꿈을 간직하고 나아가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가사의 메시지는 힙합 가수들의 의식 수준에 대한 가늠자. MC K 첫 음반의 타이틀은 혼돈(케이어스)이다. 그럼에도 가사는 늘 ‘희망’으로 끝을 맺는다. 가사를 모두 직접 쓴 그는 “20대 초반의 눈에 보이는 세상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레츠 무빙(Let’s Moving)’은 힘들고 지친 영혼에 음악이 위안이 된다고, ‘로 하이(Low High)’는 방황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코리아’는 한국의 교육 군대 사회 문제를 지적하지만 막연하나마 희망을 잃진 않는다. ‘대단히 감사합니다’에서는 60년대 인기 코미디언 서영춘의 목소리를 스크래치한 재기도 보였다.

MC K는 5년간 서울 홍대 인근의 여러 힙합 클럽에서 공연해왔다. 오래전부터 음반 녹음을 권유받았으나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노래만 했는데 어느 새부터 저절로 랩을 하게 됐다”며 “언더그라운드 활동은 내공을 쌓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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