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이란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인형 ‘바비’ 에 대항하는 이슬람 스타일의 인형 ‘사라’ 가 5일 선보였다.
이란 교육부 산하기관인인 아동·청년지능개발연구원(IIDCY)이 개발한 30㎝ 크기의 사라 인형은 긴 다리와 잘록한 허리를 가진 바비와는 달리 통통한 체격을 가진 것이 특징. 또한 바비가 노출을 극대화한 의상을 입은 반면 사라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셔츠와 긴 바지, 양말 등으로 신체를 꼭꼭 가린 모습이다. 여성의 머리카락 노출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사라는 검은 색 머리칼을 감추기 위한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이란 정부는 바비의 쌍둥이 오빠 ‘켄’ 에 대항하기 위한 남자 인형 ‘다라’ 도 함께 내놓았다.
모흐센 치니포로산 IIDCY 원장은 “이란 시장에서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바비와 켄 인형이 넘쳐나고 있다” 면서 “사라와 다라는 이란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 상품” 이라고 말했다.
인형상점 주인 마수미 라히미씨는 “속이 훤히 비치는 의상을 입고 있는 바비는 이란 문화와는 아주 이질적” 이라며 “바비가 미국 미사일보다 더 해롭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사라-다라 인형의 가격은 12만 5000리알(미화 15달러) 수준으로 40달러 이상인 바비-켄 인형보다는 훨씬 싼 편. 하지만 복제 바비 인형을 3달러에 살 수 있는데다 이란인들의 평균 월급이 100달러 정도여서 얼마나 팔릴지는 미지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