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출신 대통령… 포퓰리즘으로 빈곤율 82% 만들어

  • 동아일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누구… 석유기업 노조 활동 부친 영향 받아
차베스 심복… 부통령 등 승승장구
유가 폭락에 집권후 GDP 80% 뚝… 무상 의료-교육 정책 펼쳐 재정파탄
반정부 시위 유혈진압 독재자 전락

2007년 당시 외교장관이었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그의 정치적 ‘멘토’인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과 함께 있다. 몬테비데오=AP 뉴시스
2007년 당시 외교장관이었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그의 정치적 ‘멘토’인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과 함께 있다. 몬테비데오=AP 뉴시스
미국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3일 체포·이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64)이 누구이고, 어떤 정치적 궤적을 그려 왔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스 운전사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된 후 반미(反美) 기치를 내건 ‘차비스모(차베스식 사회주의 포퓰리즘)’ 정치를 펴왔다. 그러나 과도한 복지 예산 집행과 무리한 국유화 정책 등을 시행해 심각한 경제난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경제난에 따른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하며 ‘독재자’ 비판에 직면했다.

● 부친 영향으로 노조 지도자로 활동… 차베스 도우며 정계 입문

196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석유기업 노조 지도자로 활동한 부친을 뒀다. 마두로 대통령이 1980년대 버스 운전사로 일하며 카라카스 지하철공사 노조 창립을 주도한 것도 부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992년 쿠데타 시도로 감옥에 갇힌 차베스 전 대통령을 도우며 정계에 들어섰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1999년 집권하자 마두로는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을 잇달아 역임하며 2인자로 올라섰다.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은 암으로 숨지기 직전 마두로 대통령을 후계자로 직접 지목했다. 같은 해 치른 대선에서 전임자의 후광을 입었음에도 불과 1.49%포인트 차로 간신히 야당 후보를 이겼다.

그는 우상 차베스를 흉내 내며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지만, 차베스 정부에 훨씬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집권 후 국제 유가 폭락은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2013년과 비교해 약 80%나 급감했다. 여기에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식량 부족이 겹치며 수백만 명의 해외 탈출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은 82%로, 2024년 말까지 인구의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이처럼 악화된 건 차비스모로 대표되는 좌파 포퓰리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석유 기업들을 강제로 국유화한 뒤 벌어들인 돈으로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어 재정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 마두로 정권은 국가재정을 투입해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생필품값을 낮게 책정하기도 했다. 과도한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화폐를 마구 찍어내면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었다.

극심한 경제난에 2014, 2017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군을 동원해 강제 진압하면서 각각 47명, 1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갈수록 낮아졌지만 2018, 2025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국제사회는 두 번의 대선에서 마두로가 부정선거로 이겼다고 보고 있다.

● 트럼프, 마두로에 725억 현상금 내걸며 전방위 압박

마두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악연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을 마약 테러리즘 혐의로 기소하며 날을 세웠다. 이어 2017, 18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 등의 미국 금융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미국 내 자산 동결 및 금융거래 제한 등의 고강도 제재를 가했다. 또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에게 진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직후엔 마두로를 ‘마약 카르텔 수장’으로 지목하며 5000만 달러(약 725억 원)에 이르는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조여 오자, 마두로 대통령은 침대와 전화를 수시로 바꾸고 배신을 우려해 쿠바인 경호 요원을 배치했지만 결국 미군에 체포돼 미국 법정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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