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능’ 시대가 왔다… 다이어트도, 피부관리도 과학적으로

  • 동아일보

[트렌드 NOW]
근거기반 자기관리 대세로 떠올라… 유전자 분석 맞춤 영양제-식단부터
의약품 성분 따져 화장품 선택까지… “HQ 서비스, 미래시장 경쟁력”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GS25가 판매한 마크로젠의 유전자 검사 연계 상품. 각 사 제공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GS25가 판매한 마크로젠의 유전자 검사 연계 상품. 각 사 제공
새해가 밝았다. 올해 목표로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매해 비슷하게 반복되는 새해 다짐이지만, ‘자기 계발하기’나 ‘승진하기’와 같은 성장 중심 목표보다 ‘건강 관리’와 관련된 목표가 조금씩 더 중요해지는 추세다. 지식으로 성공하던 시대에는 지능(IQ)이, 관계가 중요한 소셜네트워크 시대에는 감성지능(EQ)이 중요했다. 그러면 100세를 살게 된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는 어떤가. 건강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기 관리를 실천하는 ‘건강지능(HQ)’이 삶의 필수 역량이 되고 있다.

건강지능을 높이기 위해 요즘 사람들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자기 관리를 실천한다. 식단이나 영양제를 고를 때에도 유전적 특성을 고려해 결정한다. 2024년 편의점 GS25는 글로벌 유전자 기업 마크로젠의 젠톡(GenTok) 브랜드와 손잡고 유전자 검사 연계 상품을 내놨다. 검사 키트 수령 후, 침이나 입안 세포 등을 채취하여 우편으로 보내면 며칠 내로 앱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영양소 수준을 비롯해 피부·모발·운동·식습관·건강 관리·개인 특성 등 6개 카테고리 129가지 항목의 유전자 검사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비타민A의 체내 농도 유지 및 흡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이에 맞춰 식단을 조정하는 식이다.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피부 세포 재생 등 기능성 성분을 강화한 파마리서치의 리쥬란 포어타이트닝 겔마스크. 각 사 제공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피부 세포 재생 등 기능성 성분을 강화한 파마리서치의 리쥬란 포어타이트닝 겔마스크. 각 사 제공
뷰티 시장에서도 ‘피부과학(dermatology)’이 강조되고 있다. PDRN·EGF·스콸렌 등 최근 화장품에서 강조하는 용어들은 의약품 성분을 화장품으로 개발한 기능성 성분이다. 제품 설명 페이지에 기능성 성분의 임상실험 결과를 첨부하는 것은 기본이다.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품 성분을 공부하고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스킨텔렉추얼(Skintellectuals)’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화장품 기업뿐만 아니라 제약사들도 독자적인 성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화장품에 의약품의 효능을 접목한 ‘더마코스메틱’(dermatology+cosmetic)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 원 수준에서 2025년에는 5조5000억 원 규모로 증가하며, 8년 새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과학적인 건강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요즘 대세인 달리기 풍경도 변하고 있다. 일명 ‘존투(Zone 2) 트레이닝’이라는 저강도 운동이 부상하면서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체크하며 느린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존투 트레이닝이란 개인의 심박수를 다섯 구간으로 나누었을 때 최대 심박수의 60∼75% 정도에 해당하는 두 번째 구간(Zone 2)의 심박수를 유지하는 운동법을 말하는데, 체내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개선하여 체지방 감소와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일상적인 멘털 관리에도 뇌과학 지식이 동원되고 있다. ‘너는 할 수 있다’ ‘너를 믿는다’는 내용의 책보다는 ‘당신이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를 과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콘텐츠가 더 각광받는다. 예를 들어 해야 할 일을 자꾸만 미루는 심리가 고민이라면 자기계발 도서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기보다는 스탠퍼드대 신경생물학 교수 앤드루 후버먼의 팟캐스트에서 ‘미루기(procrastination)’ 영상을 참고하며 뇌 속의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는다.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건강정보 측정 기능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 8. 각 사 제공
기업들이 ‘건강지능’을 갖추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건강정보 측정 기능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 8. 각 사 제공
건강이 시대적 화두가 되면서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과학적 건강 관리’ 산업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8’에는 항산화 지수와 혈관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기능이 추가돼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습관이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변화를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생체 리듬과 수면 욕구 분석으로 최적의 취침 시간까지 계산해 제안한다.

건강지능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이제 모든 기업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다.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건강지능’을 얼마나 높이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미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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