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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반도체 세정제 운송도 멈춰… 업무명령 어기면 면허취소 가능

입력 2022-11-26 03:00업데이트 2022-11-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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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파업]
화물연대 파업, 정부 강경대응 예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무기한 총파업 첫 날인 24일 서울 마포구 시멘트 출하기지 앞에 화물차들이 서있다. 뉴스1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무기한 총파업 첫 날인 24일 서울 마포구 시멘트 출하기지 앞에 화물차들이 서있다. 뉴스1
“반도체 세정제는 이르면 26일부터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업 사이에는 25일 화물연대 파업 2일째를 맞아 긴장감이 흘렀다. 반도체 세정제를 생산하는 단지 내 기업 5곳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을 이틀째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6월 파업 때는 초반에 일부라도 반출입이 가능했는데, 이번엔 첫날부터 완전히 운송이 중단됐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를 맞아 산업계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 검토에 들어가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이어갔다.
○ 시멘트·레미콘·건설 연쇄 ‘셧다운’
파업으로 건설·시멘트·레미콘 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예정 출하량 20만 t 중 2만 t만 출하돼 180억 원의 손실이 났다. 이틀간 손실액은 370억 원에 이른다.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업체도 셧다운 위기다. 대형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이날 오전 전국 모든 공장의 레미콘 생산이 중단됐다”고 했다. 유진기업 삼표 등 수도권 주요 레미콘사도 다음 주 초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 자재담당 직원은 “수도권 현장은 거의 콘크리트 타설을 멈췄고 지방도 다음 주 대부분 멈출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제철은 24일부터 하루 출하 물량인 5만 t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은 완성차를 운송하는 카캐리어가 운행을 멈춰 하루 1400대 생산 물량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장 관계자는 “파업이 10일 이상 지속되면 공장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오후 6시까지 이번 파업으로 31개사 53건의 피해 및 우려 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미 공정이 지연된 상황에서 파업으로 수출 차질과 지체상금 부담, 국제적 신뢰 상실이 우려된다”고 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파업으로 전국 1만3000여 개 부품 업체 근로자 40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호소했다.
○ 정부 “파업 계속되면 업무개시명령”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이날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의 요건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운송 사업자 및 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가 1년에 2차례 총파업을 한 이듬해인 2004년 4월 법제화됐다. 응하지 않을 경우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현 상황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업무개시명령 발동 요건에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피해 상황을 종합하고 있다. 2020년 대한의사협회 총파업 때 의사들에게 내린 업무개시명령 사례 등을 참고해 누구를 대상으로 내릴 것인지, 명령에 응하지 않을 때 어떻게 처벌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정부는 “24일 화물연대에 면담을 요청했고, 합리적 요구사항에 대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

화물연대는 여전히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지난해 9월 SPC 제품 운송 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과 지역본부장 등 집행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업무개시명령
운수사업자나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 운송을 집단 거부해 운송에 커다란 지장을 주고,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안정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릴 수 있다. 거부할 경우 면허정지, 면허취소,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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