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건혁 동아일보 산업1부 이건혁 기자 공유하기 gun@donga.com

2010년부터 사회, 경제, 산업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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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현대차그룹 합류…부사장 영입돼김일범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한다.29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영입돼 7월 초부터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김 전 비서관을 영입한 건 대외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대외 리스크(위험)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외교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 전 비서관을 영입해 외국 정부 및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이슈 대응 강화를 위해 김 전 비서관을 영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비서관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33회에 합격했으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2018년 북미2과장으로 일했고, 2019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SK에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당선인 외신공보보좌역으로 합류하며 공직에 다시 발을 들였다.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전비서관을 맡아 외교 의전 핵심 업무를 담당해왔다. 김 전 비서관은 올해 3월 윤 대통령의 방미와 방일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돌연 사퇴하기도 했다. 부인은 배우 박선영 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해외 정보 및 대관 등을 보강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김 전 비서관이 SK에서 글로벌성장위원회 활동도 하면서 북미 지역 사업 전략 등을 구상한 것으로 아는데 적임자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대외정책 역량 및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 활동 강화를 위해 영입을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9 15:05
착륙 직전 “왜 도착 안하냐”며 문열어…아시아나機 ‘공포의 12분’아시아나機 비행중 승객이 문 열어…194명 ‘공포의 12분’“‘쾅’ 소리와 함께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테러가 난 줄 알았어요.”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김모 씨(44)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출입문 옆 승객들이 고개를 숙이고 울거나 혼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모 씨(33)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한 추락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밤 퇴원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이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경찰에 “비상구 고리를 당겼다”며 범행을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어머니는 이날 경찰에 나와 “아들이 대구에 살다가 1년 전 제주도에 가서 여자친구와 동거했는데 최근 이별 통보를 받은 후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고 한다. 착륙 직전 “왜 도착 안하냐”며 비행기 문열어 아시아나機 ‘공포의 12분’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30대 男막판 빈자리 생겨 비상구 앞 앉아“기체 흔들리고 기내 뿌옇게 변해… 뛰어내리려 해 잡아끌고 난리” “영화에서처럼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땅에 내려왔는데도 호흡이 잘 안 돼 친구들과 주저앉아 울었어요.” 대구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던 강모 군(13)은 26일 아찔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군은 27일 울산에서 시작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이 비행기를 탔다. 이날 승객 중에는 강 군처럼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비행기를 탄 제주 지역 초중등 학생 48명과 인솔자 20명 등 68명도 포함돼 있었다. 착륙 직후 과호흡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이송된 9명도 모두 대회 참가를 위해 탑승한 학생(8명)과 인솔자(1명)였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고 전원이 이날 저녁 퇴원 후 울산으로 이동해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다.● “왜 도착 안 하느냐” 말하며 출입문 열어 탑승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건 착륙 약 2분 전이었다. 일부 목격자는 이 씨가 갑자기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느냐”며 출입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바람이 기내로 거세게 들이치면서 승객들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쾅 소리와 함께 먼지가 발생하며 기내 공기가 뿌옇게 변했다. 승객 A 씨(46)는 “문이 열린 직후 승무원이 ‘안전벨트 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어 한 남성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하자 승무원이 ‘승객분들 도와 달라’며 주변 남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주체육연맹 소속 지도자 황윤미 씨(43)도 “승무원들이 뛰어내리려는 남성을 잡아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입구 쪽에 있던 승객들은 호흡을 가쁘게 들이쉬다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 승객 B 씨는 “착륙한 후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느냐고 찾는 걸 들으며 몇 명은 큰일을 당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보인 승객도 다수였다. 황 씨는 “비행기 추락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일부는 제주로 돌아갈 때 배를 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피의자 피의자 이 씨는 비상구 고리를 잡아당겨 출입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씨 자리 바로 맞은편에 승무원 좌석이 없어 이 씨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의 비상 출입문은 통상 1만 피트(약 3000m) 이상 상공에선 기내외 압력 차로 사람의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상에 근접하면서 기압 차가 줄어 문이 열린 것이다. 비상시 탈출이 원활해야 한다는 이유로 출입구에 따로 잠금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씨는 출입구 옆자리를 항공사에 직접 요구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행편은 만석이었는데 막판에 빈자리가 생겨 대기 승객이었던 이 씨가 해당 자리에 배정된 것이다. 항공계 관계자는 “범행을 노리고 고의로 해당 자리를 노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제주도 거주자인 이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7 03:00
누리호 성공시킨 한화-HD현대, 우주사업 탄력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세 번째 발사에 성공하면서 이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누리호의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전 과정이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된 만큼 민간 기업들의 우주 사업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 발사체 전체 조립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7년까지 누리호 4, 5, 6차 발사를 통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4차 발사에는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설계, 시험, 제작이 진행된 500kg급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KAI는 발사체 사업은 물론 향후 위성 양산 체계를 구축해 수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발사 전 과정을 담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5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순천시에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설치하는 등 누리호를 비롯해 향후 개발할 차세대 발사체 후속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1, 2차에 이어 3차 발사에서도 ‘발사대 시스템’ 총괄 제작과 구축에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발사대 시스템을 수주한 뒤 140t 규모 발사체가 올라갈 수 있는 제1발사대에 이어 2020년 200t 규모 발사체를 위한 제2발사대를 새로 구축했다. 특히 발사대 시스템 공정 전 과정을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일부 민간 우주 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오전 중에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하락 마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장 초 전날보다 2.69% 올랐다가 오후 들어 약세를 보인 끝에 1.39% 내린 10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로템(―0.95%), 한국항공우주(―3.03%), HD현대중공업(―0.67%) 등의 주가도 전날보다 하락 마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2023-05-27 03:00
현대차-LG엔솔, 美에 5조7000억 투자해 배터리 합작공장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5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미국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공장을 건설키로 하면서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역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 공장을 완공하면 미국 내에 도합 약 60만 대 이상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는 합작법인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할 예정이다. 총투자액 5조7000억 원(약 43억 달러) 중 일부를 공동 투자하며 나머지는 신설 법인이 추후 조달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어지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부지가 마련됐다. 합작 공장은 연간 약 3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이는 전기차 약 30만 대에 사용될 수 있는 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에서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조달하고,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SK온과도 미 조지아주 바토카운티에 배터리셀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SK온과의 합작 공장에는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35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364만 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미국 판매 목표치는 100만여 대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합작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납품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생산 파트너를 구한 현대차그룹이 신공장 완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느냐가 미국 시장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IRA 규정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완공 시점을 2024년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SK온 및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도 이에 맞춰 조기 완공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7 03:00
30대男, 착륙 직전 “왜 도착 안 하느냐”며 문 열어… 아시아나機 ‘공포의 12분’“‘쾅’ 소리와 함께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테러가 난 줄 알았어요.”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김모 씨(44)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출입문 옆 승객들이 고개를 떨구고 울거나 혼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모 씨(33)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한 추락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밤 퇴원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이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경찰에 “비상구 고리를 당겼다”며 범행을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영화에서처럼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땅에 내려왔는데도 호흡이 잘 안돼 친구들과 주저앉고 울었어요.” 대구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던 강모 군(13)은 26일 아찔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강 군은 27일 울산에서 시작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참석을 위해 이날 비행기를 탔다. 이날 비행기를 탄 승객 중에는 강 군처럼 전국소년체육대회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탄 제주 지역초중등 학생 48명과 인솔자 20명 등 68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착륙 직후 과호흡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이송된 9명도 모두 대회 참석을 위해 참석한 학생(8명)과 인솔자(1명)였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고 전원이 이날 저녁 퇴원 후 울산으로 이동해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왜 도착 안 하느냐” 말하며 출입문 열어 탑승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건 착륙 약 2분 전이었다. 일부 목격자는 이 씨가 갑자기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느냐”며 출입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바람이 기내로 거세게 들이치면서 승객들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쾅 소리와 함께 먼지가 발생하며 기내 공기가 뿌옇게 변했다. 승객 A 씨(46)는 “문이 열린 직후 승무원이 ‘안전벨트 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어 한 남성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하자 승무원이 ‘승객 분들 도와 달라’며 주변 남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주체육연맹 소속 지도자 황윤미 씨(43)도 “승무원들이 뛰어내리려는 남성을 잡아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입구 쪽에 있던 승객들은 호흡을 가쁘게 들이쉬다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 승객 B 씨는 “착륙한 후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느냐고 찾는 걸 들으며 몇 명은 큰일을 당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헛구역질 하며 눈물을 보인 승객도 다수였다. 황 씨는 “비행기 추락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일부는 제주로 돌아갈 때 배를 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피의자 피의자 이 씨는 비상구 고리를 잡아당겨 출입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씨 자리 바로 맞은편에 승무원 좌석이 없어 이 씨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의 비상 출입문은 통상 1만 피트(3000m) 이상 상공에선 기내외 압력차로 사람의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상에 근접하면서 기압차가 줄어 문이 열린 것이다. 비상 시 탈출이 원활해야 한다는 이유로 출입구에 따로 잠금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이 씨는 출입구 옆 자리를 항공사에 직접 요구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행편은 만석이었는데 막판에 빈자리가 생겨 대기승객이었던 이 씨가 해당 자리에 배정된 것이다. 항공계 관계자는 “범행을 노리고 고의로 해당 자리를 노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제주도 거주자인 이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6 20:21
정의선, ‘현대차, 게임체인저’ 대학 강의실 깜짝 등장“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1일 연세대 경영학과 수업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예고 없이 등장했다. 그는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의 ‘조직학습: 기회와 함정’ 수업에 참관해 현대차그룹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혹시 우리 회사 제품을 쓰면서 불편함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사과드린다”는 농담 섞인 인사말로 시작해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학생들의 토론이 끝난 뒤엔 “여러분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놀랍고 고맙다”며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강의는 현대차그룹과 정 회장에 대한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강의 교재는 이 교수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및 지속가능대학의 윌리엄 바넷 석좌교수,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와 공동 집필한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였다. 이 연구는 지난해 말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케이스센터에 공식 등재됐다. 스탠퍼드대와 연세대, 국내 다른 대학에서도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현대차그룹 사례 연구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3년 ‘현대자동차의 품질 경영’, 2008년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영’ 제하의 사례 연구가 등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창조적 파괴자’로 정의하고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 봤다. 특히 ‘인류의 삶과 행복에 대한 기여’가 기업의 본질적 사명임을 강조하는 정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혁신과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며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은 창조적 파괴자로서 기회를 새롭게 정의하고 인류에 더 큰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며 모빌리티 시장의 최전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것과 함께 새로운 조직 문화와 업무 스타일 등의 변화를 동시에 이루고 있다는 진단도 포함됐다. 정 회장은 약 100분 동안 현대차그룹의 혁신 전략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과 평가, 분석을 들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조화순 기아 사외이사(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도 동석했다. 정 회장은 “여러분이 가진 자질과 능력을 잘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정 회장과 경영진은 강의를 마친 뒤 학생들과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하며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5 03:00
HD현대, 포스코-해운 4사와 ‘탄소중립’ 손잡아해상 운송 산업의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조선, 해운, 철강사가 손을 맞잡았다.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24일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포스코 및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개사와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중립 협력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선박 건조, 선박 운영, 원료 운송으로 이어지는 해상 물류체인 당사자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협력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는 인공지능(AI) 기반 선박 운항 최적화 및 탄소배출 모니터링 솔루션인 ‘오션와이즈’를 통해 온실가스 모니터링과 운항 선박 실증을 진행한다. 오션와이즈는 HD현대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공개한 미래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HD현대는 협약에 따라 화주인 포스코의 선단 관리 시스템에 오션와이즈를 탑재한다. 해운 4개사는 오션와이즈가 적용된 선박들의 운항 효율과 연료 소모량, 탄소 배출량 등 운항 데이터를 수집해 공유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로 오션와이즈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공동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이집트 수에즈 운하 기준 선박의 항만 대기와 운항 비효율 등으로 인한 비용 손실액은 하루 96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이른다. HD현대는 3자 간 협력을 통해 해상 운송 과정에서 수집되는 모든 데이터를 연결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관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탄소집약도 등급(CII)’ 등 강화된 환경 규제에도 선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완수 HD현대 경영기획실장은 “산업 간 협력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미래 친환경 선박 솔루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5 03:00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예고에… 차주들 ‘발끈’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차 충전 비용도 오를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한 만큼 ‘요금의 현실화’라는 주장과,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 초기인 만큼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기차 충전요금 내연기관차의 45% 이하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기 요금을 50kW(킬로와트) 충전기는 kWh(킬로와트시)당 324.4원, 100kW 이상 충전기는 kWh당 347.2원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15일 전기요금이 kWh당 8원(146.6원→154.6원)으로 약 5.3% 올라가면서 정부도 충전요금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각종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비판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내연기관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는 이유가 저렴한 유지비 때문인데 충전요금이 상승하면 이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전기차 충전소를 찾기가 여전히 불편한 상황이라 요금을 올리기에 앞서 충전 인프라부터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마지막 요금 인상 당시 전기차 충전요금은 내연기관의 42∼45%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전기차 이용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낮고, 요금을 추가로 올리더라도 이는 ‘인상’이 아닌 ‘현실화’라는 입장이다. 가정용, 산업용 전기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는데 전기차 충전요금만 예외로 둘 명분도 부족하다.● 보조금 등 혜택 유지할지도 논란거리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이슈와 함께 전기차가 누리고 있던 다양한 혜택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680만 원의 국비 보조금과 별도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전기차 보급에 속도가 붙자 보조금을 점차 줄여 나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에서 전기차 비중은 1.7%(43만7486대)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충전요금 인상, 보조금 축소가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며 “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충전요금, 보조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기차에 주는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50%) 혜택을 일몰시점인 2024년 말 재차 연장을 하지 않는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로 관련 인프라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대부분 공차중량이 2t을 넘어 1.5t 안팎인 내연기관차에 비해 도로에 더 큰 충격을 준다”며 “오히려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관리비를 더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핵심은 소비자들이 ‘적절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의 전기차 판매”라며 “저가형 전기차 판매에 맞춰 전기차 충전요금, 보조금, 세제 혜택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소비자들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4 03:00
美법무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직접 불러 “독과점 우려 해소” 요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두고 독과점 우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이달 12일(현지 시간) 미국을 방문해 법무부(DOJ) 차관과 면담을 가졌다. 미 법무부는 반독점 관련 정책을 담당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심사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조 회장을 비롯해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 기업 결합 관계자들을 미국으로 직접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 차관이 조 회장 등을 초청해 의견을 교환한 만큼 합병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양사 합병에 대해 “합병 항공사의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 달라”는 미 법무부 입장이 나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후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내용이다. 두 항공사의 합병에 대한 미 정부의 태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미국 측 우려를 해소해주지 못한 만큼, 합병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가 기업결합 심사를 늦추고 있는 건 결국 대한항공이 독과점 해소 우려를 해소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현실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규모의 대형항공사가 전무한 만큼, 독과점 우려를 전달한 채 일단 승인해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미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협정이 체결돼 있어 미국 항공사들도 마음만 먹으면 한미 노선을 운영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낮아 취항을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미 정부가 합병을 승인해줄 의지가 있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인 조 회장을 직접 불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대한항공은 “12일 면담 후 당사와 지속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독과점 우려 노선에 신규 항공사 진입, 증편이 지속 이루어지고 있어 경쟁 환경 복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3 19:39
전기차 충전비용 인상 예고에…“혜택 유지해야” vs “요금의 현실화”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차 충전비용도 오를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그 동안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한 만큼 ‘요금의 현실화’라는 주장과,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 초기인 만큼 혜택을 유지돼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전기차 충전요금 내연기관차의 45% 이하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기 요금을 50kW(킬로와트) 충전기는 kWh(킬로와트시)당 324.4원, 100kW 이상 충전기는 kWh당 347.2원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15일 전기요금이 kWh당 8원(146.6원→154.6원)으로 약 5.3% 올라가면서 정부도 충전요금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각종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비판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내연기관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는 이유가 저렴한 유지비 때문인데 충전요금이 상승하면 이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전기차 충전소를 찾기가 여전히 불편한 상황이라 요금을 올리기에 앞서 충전 인프라부터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마지막 요금 인상 당시 전기차 충전요금은 내연기관의 42~45%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전기차 이용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낮고, 요금을 추가로 올리더라도 이는 ‘인상’이 아닌 ‘현실화’라는 입장이다. 가정용, 산업용 전기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는데 전기차 충전요금만 예외로 둘 명분도 부족하다.●보조금 등 혜택 유지할지도 논란거리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이슈와 함께 전기차가 누리고 있던 다양한 혜택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680만 원의 국비 보조금과 별도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세계 각 국은 전기차 보급에 속도가 붙자 보조금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에서 전기차 비중은 1.7%(43만7486대) 수준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충전요금 인상, 보조금 축소가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며 “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충전요금, 보조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기차에 주는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50%) 혜택을 일몰시점인 2024년 말 재차 연장을 하지 않는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인프라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대부분 공차중량이 2톤(t)을 넘어 1.5t 안팎인 내연기관차에 비해 도로에 더 큰 충격을 준다”며 “오히려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관리비를 더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핵심은 소비자들이 ‘적절하다’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의 전기차 판매”라며 “저가형 전기차 판매에 맞춰 전기차 충전요금, 보조금, 세제 혜택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소비자들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3 17:29
‘포니 쿠페’ 49년만에 복원… “정주영-정세영-정몽구의 노력 담겨”“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포니 쿠페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복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차의 헤리티지(유산) 브랜드 플랫폼 ‘현대 리유니온’ 출범과 함께 1974년 제작됐다가 유실된 현대차의 첫 번째 콘셉트카 ‘포니 쿠페’를 복원하기 위해 열렸다. 현대차의 첫 독자 생산 차량인 포니의 형제 모델인 포니 쿠페는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양산 직전까지 갔으나 석유 파동과 경영상 어려움이 겹치면서 세상에 등장하지 못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카를 복원한 이유에 대해 정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심지어 항공기까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했다”며 “함께 노력했던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복원 작업을 맡은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자로도 참석했다. 정 회장은 포니 쿠페 콘셉트의 양산 여부에 대해 “고객들이 많이 좋아하면 못 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20 03:00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또 난기류… “美법무부, 반대 소송 검토”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심사 통과를 위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EU에 이어 미국에서도 독과점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까다로운 심사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자칫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행정부가 한국 항공사의 합병을 막고자 소송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법무부(DOJ)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를 발표한 2020년 11월부터 2년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으며, 두 항공사의 미국행 중복 노선이 합쳐지면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한항공이 마이크로칩 같은 핵심 상품의 화물 운송에 대한 통제권을 많이 갖게 돼 공급망 탄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모두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미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법적 관할권이 없다. 하지만 반독점 업무 등을 수행하는 미 법무부가 자국 항공산업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 정부가 외국 항공사 간 합병을 막기 위해 나서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반독점 사건에 대한 미 법무부의 정확한 영향력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전문가들은 한미 간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협정이 미 법무부의 합병 심사를 제한하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미국 내 법원에서 심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3월 미국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에 대해서는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이 매체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소송을 제기할지 최종 결정되지 않았고, 결정이 임박한 것도 아니다”라며 “법무부가 최종적으로 아무 조치도 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도 “미국 정부로부터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계속 논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받았다”며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심사 기한을 연장한 뒤로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승소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이것만으로 합병이 무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EU도 17일(현지 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해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중간심사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결하는 4개 노선에서 승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현재 미국, EU,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합병이 결정된 후 2년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각국 경쟁 당국의 우려에 대응해 왔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EU 경쟁 당국이 까다롭게 심사할 것이란 건 합병 절차 초기부터 예상됐던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변수가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까다로운 심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반납받아 자국 항공사들에 넘겨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영국 경쟁당국은 합병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런던 히스로 공항 슬롯 17개 중 최대 7개를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결합으로 한국 국적기의 미국·유럽 노선 취항 횟수가 줄어들고, 외국 항공사에만 이익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슬롯을 외항사에 빼앗기면 한국 항공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메가 캐리어 탄생을 목적으로 하는 합병의 실익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2023-05-20 03:00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또 난기류…“美법무부, 반대 소송검토”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심사 통과를 위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EU에 이어 미국에서도 독과점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까다로운 심사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자칫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행정부가 한국 항공사의 합병을 막고자 소송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법무부(DOJ)는 대한한공이 아시아나 인수를 발표한 2020년 11월부터 2년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으며, 두 항공사의 미국행 중복 노선이 합쳐지면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한항공이 마이크로칩 같은 핵심 상품의 화물 운송에 대한 통제권을 많이 갖게 돼 공급망 탄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모두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미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법적 관할권이 없다. 하지만 반독점 업무 등을 수행하는 미 법무부가 자국 항공 산업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 정부가 외국 항공사 간 합병을 막기 위해 나서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미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미국 내 법원에서 심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3월 미국 저가항공사(LCC) 제트블루의 스피릿 항공 인수에 대해서는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이 매체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소송을 제기할지 최종 결정되지 않았고, 결정이 임박한 것도 아니다”라며 “법무부가 최종적으로 아무 조치도 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도 “미국 정부로부터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계속 논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받았다”며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심사 기한을 연장한 뒤로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승소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이것만으로 합병이 무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EU도 17일(현지 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해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중간심사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결하는 4개 노선에서 승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현재 미국, EU,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합병이 결정된 후 2년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각국 경쟁 당국의 우려에 대응해 왔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EU 경쟁 당국이 까다롭게 심사할 것이란 건 합병 절차 초기부터 예상됐던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변수가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까다로운 심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반납받아 자국 항공사들에 넘겨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영국 경쟁당국은 합병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런던 히스로 공항 슬롯 17개 중 최대 7개를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이 항공사는 인천~런던 노선 취항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알리탈리아 등과 같은 자국 항공사의 한국 취항 확대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결합으로 한국 국적기의 미국·유럽 노선 취항 횟수가 줄어들고, 외국 항공사에만 이익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슬롯을 외항사에 빼앗기면 한국 항공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메가 캐리어 탄생을 목적으로 하는 합병의 실익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2023-05-19 18:57
韓日 훈풍 타고, 현대차-도요타 상대 안방 공략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상대국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해 온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도 ‘존재감 되찾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무상 점검 서비스 확대를, 도요타는 대표 세단 ‘크라운’ 등 신차 출시를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4321대를 팔며 수입차 브랜드 중 5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14.0% 늘었다. 점유율 순위도 9위에서 4계단 올랐다. 도요타 역시 2383대를 팔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다. 일본 차의 선두 주자 도요타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일본 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기 전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거부감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브랜드의 적극적인 판촉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12년 만에 승용차 판매를 재개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총판매량이 665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147대)을 제외하면 월별 판매량은 계속 두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서도 4개월간 182대, 월평균으로는 46대가 채 안 된다. 비록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만 판매 중이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향후 현대차와 도요타의 판매량이 현재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정상들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찾는 ‘셔틀 외교’를 복원했고, 수출 규제 또한 2019년 이전 상태로 정상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의 품질이나 가격이 가장 중요한 구매조건이지만 사회적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지거나 하면 아무래도 결정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 ‘아이오닉5’ 품질 앞세워 日시장 다지기 韓日 車, 상대 안방 공략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 다시 진출하면서도 단기적 판매량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본은 워낙 수입차가 팔리기 어려운 시장인 데다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승용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약 1.4%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대차는 한일 관계 개선을 기회 삼아 보다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이오닉5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등 품질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어 보다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세웠다. 이에 16일 일본 도쿄에서 ‘현대 브랜드 데이’를 열고 전기차 관련 보증을 강화한 ‘현대 어슈어런스(보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실시했던 것과 같은 이름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를 사고 1년 내에 실직, 파산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차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해 미국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끌던 1999년 미국 내 판매량 증진을 위해 당시로는 파격적인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일본 상황에 맞게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으로 할 예정이다. 3년 차 점검 때에는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쿨런트)를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3년 차에 도로 폭이 좁은 일본 환경에 맞춰 범퍼, 앞유리, 문, 타이어 중 2가지를 10만 엔(약 99만 원) 한도 내에서 무상 수리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한 코나 일렉트릭을 올가을 중, 고성능 브랜드 ‘N’의 아이오닉5를 내년 초 선보이기로 했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신차 공세를 펴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와 함께 올해 8종의 신차를 들여와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플래그십(기함)급 모델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를 다음 달 5일부터 판매하기로 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2023-05-18 03:00
스포츠카 느낌 물씬… 기본기 충실한 쏘나타 디 엣지‘쏘나타 디 엣지’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실전형 잔근육으로 가득한 자동차였다. 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답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해 역동적인 외관과 함께 힘이 넘치는 주행 성능을 갖추고 돌아왔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디 엣지’는 1985년 처음 등장한 국민 중형 세단 쏘나타의 8세대 모델을 부분 변경한 차량이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 조화롭게 배치된 전조등과 라디에이터가 인상적인 전면, 그리고 가로로 길게 배치된 후미등과 그래픽 패턴 방향 지시등을 통해 날렵한 인상을 완성한 후면 등 디자인은 어느 쏘나타보다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11일 경기 하남시에서 가평시까지 왕복 약 100㎞ 구간을 N라인 2.5 가솔린(휘발유) 터보 모델과 일반 모델 중 1.6 가솔린 터보 2가지를 번갈아 운전했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2.5 터보 N라인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우우웅∼’ 소리와 함께 묵직하면서도 확실하게 속도가 올라갔다. 마치 스포츠카 같으면서도 회전 구간을 돌 때는 미끄러지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이 됐다. ‘쏘나타 디 엣지’의 가장 보편적인 판매 모델이 될 1.6 가솔린 터보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현대차 측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매만졌다”고 자신 있어 할 만큼 중형 세단의 기본기를 충실하게 구현했다. 경쾌하고 역동적인 운전을 선호한다면 N라인이, 중형 세단의 본질인 패밀리카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일반 모델이 적합해 보였다. ‘쏘나타 디 엣지’는 △2.0 가솔린 2787만∼3530만 원 △1.6 가솔린 터보 2854만∼3597만 원 △액화석유가스(LPG) 2875만∼3560만 원의 가격이 책정돼 있다. N라인의 경우 △2.0 가솔린 3634만 원 △1.6 가솔린 터보 3690만 원 △2.5 가솔린 터보 3888만 원부터다. 아직 판매 전인 2.0 하이브리드는 3305만 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쏘나타 8세대(센슈어스)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2590만 원부터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200만∼300만 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모든 선택 사양을 다 넣을 경우 4000만 원을 훌쩍 넘을 수 있어 사회 초년생은 물론이고 30대도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반응도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18 03:00
“기아, 멕시코에 전기차 설비 투자 추진”기아가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아직 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멕시코산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투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 사무엘 가르시아 주지사는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좋은 소식! 기아가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현재 외교부의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 있는 기아의 전기차 전시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를 방문한 사진과 함께 “이 차(EV9)가 곧 누에보레온에서 (생산된다)”라고 했으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찍은 사진에는 “안 본부장이 누에보레온에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당초 투자 금액을 “10억 달러”라고 적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기아의 멕시코 공장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있다. 연간 4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소형 세단 K3와 프라이드 등 2가지 차종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누에보레온주는 대규모 산업 단지가 조성돼 있고 미국 국경과 가까워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몬테레이에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를 투자해 새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아 측은 가르시아 주지사가 밝힌 전기차 투자 소식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는 하고 있으나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아는 올해 1분기(1∼3월) 가동률이 70%에 그치고 있는 멕시코 공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한 만큼 투자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올해 3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몬테레이를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핵심 광물 및 배터리 관련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 중 북미지역에서 생산됐을 경우에만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는 IRA에 따라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17 03:00
“EU서 韓-中 배터리 점유율 격차 좁혀져… 대응책 시급”유럽 2차전지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을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내놓은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EU(유럽연합)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4.9%에서 지난해 34.0%로 19.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68.2%에서 63.5%로 4.7%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은 EU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함께 중국 정부의 지원, 배터리 및 제조 장비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고 있는 반면 EU는 아직 중국 기업에 개방적이라고 진단했다. 당장은 점유율이 16.8%에서 2.6%로 대폭 줄어든 일본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한국 역시 영향권에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30년 EU가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의 약 4분의 1, 공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한국 기업 대부분이 투자금이 부족한 데다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유럽에서 단기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해 수주에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협회는 “1, 2년 내 수주 경쟁의 결과가 5, 6년 이후의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게 된다”며 “한국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투자 세액 공제의 실효성 강화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2023-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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