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절윤 대신 ‘尹 어게인’ 유튜버와 한배… TK-PK의원도 “충격”

  • 동아일보

[장동혁 ‘내란 부정’ 파문]
張 ‘尹무죄’ 주장 세력과 같은 목소리
당내 만류에도 “비판은 내가 받겠다”… 강성 지지층 결집 지방선거 대비 나서
“죽으려고 작정” 주류 의원들도 우려… “당대표가 선거 망쳐” TK 민심 요동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비상계엄 1년이었던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옹호성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20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결과에 대해서도 “국회에 군을 투입한 계엄은 내란”이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선 “이번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의 마지막 기회”라는 목소리가 빗발쳤지만 오히려 ‘윤 어게인’ 세력의 메시지에 화답한 것이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강성 보수 유튜버 등과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제1야당을 위험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비주류들뿐 아니라 영남 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도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 張 “국민의힘,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했다. 뉴스1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전날 선고 결과에 대한 부정을 첫머리에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고, 내란죄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위법하다는 점도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면서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했다.

계엄이 내란은 아니라는 주장과 공수처 수사가 위법하다는 것은 윤 전 대통령과 고성국, 전한길 씨 등 강성 보수 유튜버들이 줄곧 했던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판단과 결정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장 대표는 “판결문 곳곳에서 발견되는 논리적 허점들이 지귀연 판사가 남겨놓은 마지막 양심의 흔적들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지 부장판사가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 부장판사는 “군이 무장해서 국회로 출동하는 것 등이 모두 폭동”이라고 분명히 했다. 장 대표가 지 부장판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 재판”이라는 강성 보수 세력들의 주장에 힘을 보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기자회견 전 지도부 사전 회의에서 판결문에 대해 보다 세세하게 반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지도부 인사들은 굳이 판결문 자체를 부정하지 말라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장 대표는 “비판은 내가 받겠다”는 취지로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읽은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 지선 앞두고 “애국시민 결집”

장 대표는 이번 입장 발표를 계기로 ‘절윤’과 절연하고 강성 보수세력을 결집해 이번 지선을 치르겠다는 노선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권력의 힘으로 국민 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을 근거로 내세워 12개 혐의의 5개 재판을 모두 멈춰 세워 놓았다”고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이 놓치는 건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이 이들”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비록 목소리가 조금 거칠고, 하나로 모아져 있지 않다 해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경 보수 세력 결집을 시사했다. 그 대상으로는 “제도권 밖에서 싸우고 있는 많은 분” “애국시민”을 콕 집어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당장 이번 지선뿐 아니라 지선 이후 전당대회나 대선 등 본인의 정치 행보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장 대표가 보수 진영 리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수성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아산시 현충사와 충남 예산군 수덕사를 찾았다고 한다. 장 대표 측은 “‘사즉생 생즉사(死則生 生則死)’ 이순신 장군의 정신으로 지선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 대구 서문시장서도 “당 대표가 선거 망치려 해”

장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은 과거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영남 의원 등 당내 주류들의 최근 입장과도 배치된다. 대구·경북(TK) 3선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입장 발표에서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떠한 세력, 어떠한 행위와도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이날 의원 개인 차원의 메시지에서 “오늘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보수 진영의 정치적 우군인 TK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2월 2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2%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같았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도 장 대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서문시장에서 국수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63)는 “당 대표가 선거를 다 망치려고 한 것 같다. 이러다가 이번에 대구만 고립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잡곡 도소매점 주인 박모 씨(52)는 “얼마 전(11일) 장 대표가 방문했을 때 물가 상승과 경기 하락의 책임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을 때 잠시나마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오늘 장면을 보고 큰 실망을 했다”며 “중도 확장으로 지선 필승은커녕 TK 민심조차도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TK 재선 의원은 “우리 당이 죽으려고 작정했다.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것도 뻥 차버렸다”며 “이걸로 선거 이길 수 있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부산·경남(PK) 의원은 “사실상 선거는 끝났다”고 했다.

#국민의힘#장동혁#윤석열#TK 민심#강성 보수#정치 갈등#1심 선고#지방선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