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은 구국 결단…국민에 좌절·고난 겪게해 깊이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0일 13시 53분


1심 무기징역 선고후 입장문 발표
“사법독립-법과 양심 따른 판결 기대 힘든데
항소 통한 법적 다툼이 의미있나 깊은 회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뭉치고 일어서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일 12·3 비상계엄에 대해 “구국의 결단이었다”면서도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게 해 드린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전달한 입장문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저의 판단과 결정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 그 진정성과 목적에 대해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가를 위한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하고 정치적 공세를 넘어 반대파의 숙청과 제거의 계기로 삼으려는 세력들은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사법부는 거짓과 선동의 정치권력을 완벽하게 배척하진 못했다”며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위해 2023년경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는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등의 공소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시점을 2024년 12월 1일 무렵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장기집권을 위해 여건을 조성하려다 의도대로 되지 않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특검의 소설과 망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국회에 군을 투입해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려 시도했다고 보고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판단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은 “단순히 군이 국회에 갔기 때문에 내란이라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담보할 수 없고, 법과 양심에 의한 판결을 기대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항소를 통한 법적 다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깊은 회의가 든다”며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히 서고 법치주의가 바로 서는 날 제 판단과 결단에 대한 재평가를 다시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항소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라고 변호인단은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는 저에 대한 사법부의 예정된 결론과 정치권력의 핍박에 개의치 않는다”며 “다만 많은 군인과 경찰들, 공직자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가족들까지 고통에 좌절하는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결단의 과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게 있다. 부디 그들에게 더 이상의 가혹한 시련과 핍박은 멈춰주길 바란다”며 “정치 보복은 저에 대한 것으로 족하다. 수사와 특검, 그리고 2차 특검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국가 안보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광장의 재판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은 자유민주주의의 기치 아래 다시금 정의를 세워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의 싸움은 끝이 아니다. 뭉치고 일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법원은 윤 전 대통령 등이 국헌문란 목적을 갖고 폭동을 일으켜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이 무장해서 국회로 출동하는 자체, 헬기를 타거나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하는 행위 자체, 그 안에 있는 관리자와 몸싸움을 하는 자체 등이 모두 폭동”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헌법이 부여한 권한 행사라는 명목을 내세워 실제로는 할 수 없는 실력 행사를 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상계엄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하진 않았고 물리력 행사를 자제한 것으로도 보인다”며 특검이 구형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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