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피고인 등이 군대를 국회에 보낸 목적은 국회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해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이 사건의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행위, 정치인 체포조 편성 운영 등은 그 자체로 폭동 행위”라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는 사법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회를 공격하다가 반역죄로 사형을 당한 영국 찰스 1세 국왕의 사례까지 들어가며 반박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에 이어 이번 재판부도 ‘12·3은 내란’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심 판결이지만 내란죄를 구성하는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 행위’에 대해 모두 일치된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2심과 3심에 가더라도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일시적 계엄’ ‘경고성 계엄’ ‘빈총 계엄’ 등 윤 전 대통령이 최후변론 등에서 밝힌 핵심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이 군을 투입하면서 언제 군을 철수시킬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시키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한 재판부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겨냥한 체포조 운영이 실제 이뤄졌고 윤 전 대통령 또한 이를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봤다.
이번 판결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실패 이후 보여준 언행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인해 초래된 막대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지 않았고, 별다른 사정 없이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판결 직후 “사법부 역시 선동된 여론과 정적을 숙청하려는 정치 권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12·3이 내란에 해당한다는 것은 내란 사건과 관련된 3개 재판부의 일치된 판단이다. 더구나 이번 재판부도 지적한 것처럼 군과 경찰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유형무형의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망상’에서 깨어나는 것만이 엄청난 죗값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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