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압박감, 뜨개질로 한땀 한땀 완화

  • 동아일보

[26 티아모 밀라노]
빙속 임리원 뜨개질 선물 인기
美 스키 존슨 등도 경기전 루틴
승부 긴장감 풀고 집중력 높여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막내 임리원이 선수촌 숙소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임리원 제공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막내 임리원이 선수촌 숙소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임리원 제공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임리원(19)은 대표팀 선배들 사이에서 ‘센스 만점 막내’로 통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선수촌 출입 카드를 보관할 케이스를 직접 뜨개질해 선배들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임리원은 “뜨개질은 친할머니에게 배웠다. (뜨개질한 케이스를) 숙소 문고리에 걸어뒀더니 언니들이 귀엽다고 했다. 그래서 선물로 만들어 드렸다”고 했다.

임리원이 대표팀 ‘맏언니’ 박지우에게 선물한 선수촌 출입카드 보관용 케이스. 700크리에이터스 제공
임리원이 대표팀 ‘맏언니’ 박지우에게 선물한 선수촌 출입카드 보관용 케이스. 700크리에이터스 제공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중엔 임리원처럼 뜨개질이 취미인 선수가 여럿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언니’ 박지우(28)도 귀마개와 머플러, 카드 지갑 등을 직접 만든다. 2년 전 뜨개질에 입문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신지아(18)는 카디건을 만들 정도로 실력이 좋다. 프리스타일 스키 이윤승(20), 봅슬레이 채병도(25) 등도 한때 뜨개질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뜨개질 사랑’은 과거에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21년 도쿄 여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 다이빙 국가대표 토머스 데일리(32)는 자신의 메달을 보관할 주머니 등을 직접 뜨개질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듬해 뜨개질 책도 출간했다. 데일리는 2024 파리 여름올림픽 때 다이빙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결선이 열린 경기장 관중석에서 뜨개질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뜨개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승부 세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 브리지 존슨(30·미국)은 2018년부터 2년여간 부상으로 설원을 떠나 있을 때 뜨개질을 시작했다. 경기마다 자신이 새로 만든 헤어밴드를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존슨은 활강 경기 전날 밤 헤어밴드를 뜨개질하느라 평소보다 30분 늦게 잠들기도 했다. 존슨은 “너무 오랫동안 스키 고민에 빠져 있으면 좋지 않다. 난 뜨개질할 때 스키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때부터 심리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선수들이 ‘집단 뜨개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임리원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와 매스스타트(이상 21일)에 출전한다. 올림픽 데뷔전을 앞둔 그는 “뜨개질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올림픽 첫 무대를 앞두고 뜨개질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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