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기사 112
구독 50


![우주에서도 꽁치구이를 먹을 수 있을까[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12/04/132903381.5.jpg)
이맘때 꼭 먹는 생선이 있다. 가을 꽁치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 감칠맛이 최고다. 이 시기를 놓치면 맛의 생명인 꽁치의 풍미가 사라진다. 꽁치는 일본 홋카이도 동쪽 바다와 쿠릴열도에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다. 이때 몸에 축적된 에너지인 지방이 최고치가…
![밤, 책, 그리고 노란 잠수함[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11/13/132764128.5.jpg)
책이 더 재미있어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잠자기 전, 전기장판으로 따뜻해진 침대 속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 요즘은 전자책을 읽고 있다. 종이책도 좋지만 어두운 밤 불을 끄고 책을 읽으며 스르르 잠들 수 있어서 좋다. 전자책을 이용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소설들을 다시…
![연구실이라는 생태계[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10/23/132623241.5.jpg)
박사 후 과정을 일본 대학에서 밟았다. 연구실은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박사 후 과정 연구원과 박사·석사과정 학생, 학부생 등 약 15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나는 지도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중성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 지도교수는 당연히 핵 중심에 있는 강력한 양성자였고, 학생들은 자유…
![해킹, 지키는 자와 뚫는 자의 끝없는 대결[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10/02/132514450.3.jpg)
군대에서 ‘대외비’를 다루는 음어(陰語) 업무를 맡았었다. 음어란 3급 이상 군사기밀을 숫자로 바꿔 전송하고 다시 해독하는 일종의 암호 체계다. 물리학과 출신이었지만 비밀 업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전방 자대 배치를 받을 때였다. 주임상사가 전공을 묻길래 “물리학과입니다”라고 답했…
![타자기 두드리던 손끝, AI 세상을 열다[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9/11/132370143.5.jpg)
대학교 1학년 때 타자를 배웠다. ‘타자라니’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 시절엔 대학에서 1학점짜리 타자 수업이 있었다. A4 용지를 타자기에 끼우고 ‘fff’를 친 뒤 한 칸 띄우고, 다시 ‘ggg’를 치고 한 칸 띄우고…. 이런 식으로 타자 치는 방법을 배웠다. 군대에 가서는 대학 …
![물리학자에게 찾아온 고양이[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8/21/132229910.5.jpg)
2년 전, 비가 오는 날이었다. 새끼 고양이가 집 베란다 밖에서 빗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봤다. 집 근처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살던 길고양이였다. 빗물을 마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물과 사료를 줬다. 그날 이후, 고양이는 매일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지켜보는 …
![탁구의 세계로 들어간 물리학자[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31/132108344.5.jpg)
동네 단골 치킨집 주인의 권유로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치킨집 아저씨는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탁구교실 회장이다. “교수님 몸만 오세요.” 화·목요일마다 두 시간 반씩 탁구를 배우고 있다. 코치 선생님에게 20분 배우고 나머지 시간은 로봇과 친다. 도를 닦듯이 나 홀로 거울…
![별에서 온 희귀한 광물 ‘희토류’[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10/131978467.5.jpg)
대학원 시절, 희토류 중 하나인 이트륨을 사용해 고온 초전도체 실험을 했다. 희토류는 수입품인 데다가 값이 비싸서 쓸 때마다 교수님께 허락을 받고 사용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로, 상온에서 실현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혁명적인 물질이다. 하지만 당시 발견된 고온 초전도…
![눈금으로 이해하는 세계[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6/19/131842704.5.jpg)
“아빠 키가 줄어든 것 같은데.” 나는 중학생 때 성장이 멈춘 뒤로 줄곧 키가 165cm다. 딸아이 키가 커진 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지만, 어쩌면 정말로 내 키가 줄어든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든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연골이 얇아지고 뼈 밀도가 감소하…
![‘별보다 큰 질문을 던지는 시간’의 가치[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5/29/131712497.5.jpg)
가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물어본다. 책을 읽는 학생은 극히 일부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공대 학생이라도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 대학생이 지적 기반을 넓히는 데 독서만큼 확실한 도구는 없다. 꼰대 느낌이 나는 얘기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 때 도서관은 교…
![밀물처럼 밀려드는 과학의 힘[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5/08/131569066.1.jpg)
과학의 힘은 밀물과 같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 보이기 시작했던 밀물이 어느새 바닷가로 밀려드는 것처럼, 과학은 우리가 모르는 새 서서히 우리에게 밀려오고 있다. 현재의 인공지능(AI)을 보면, 거부할 수 없이 다가오는 바닷가의 밀물이 떠오른다. 이번 학기에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봄날, 중력에 맞서 한 발 한 발[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4/17/131439341.5.jpg)
학교 근처 경의선 숲길에 벚꽃이 피었다. 예전에 이 길은 석탄을 나르던 철길이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할 때면 석탄에서 날리는 분진으로 코밑이 까맣게 되곤 했다. 경의선이 지하화되며 철로가 있던 터는 공원으로 바뀌었다. 멋진 변화다. 봄날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이 길을 걷고 있다. …
![우주비행사도 그리워했던 소소한 일상[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3/27/131297598.5.jpg)
새벽 4시 반 창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부르릉’ 신문을 배달하는 소리다. 이 소리에 잠시 잠에서 깼다가 다시 습관처럼 깊은 잠에 빠져든다. 한 시간 후 일어나 현관에 놓인 신문을 가지러 나간다. 눈이나 비 오는 날에는 비닐에 싸인 빳빳한 신문이 배달된다. 어느 누가 나를 이…
![만년필과 슈퍼컴퓨터[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3/06/131158497.5.jpg)
유학 시절 내 연구실은 지도교수와 같은 층에 있었다. 지도교수가 사용하는 프린터는 오래된 것이라 논문을 프린트할 때 시간이 꽤 걸렸다. 그 시간에 내 방이 열려 있으면 들어와 한참 잡담을 하다 가시곤 했다. 바쁠 때면 솔직히 귀찮기도 했다. ‘새 프린트를 사시지….’ 뭐 이런 생각이 …
![탐정이 된 물리학자[이기진의 만만한 과학]](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2/13/131027907.5.jpg)
오랜만에 제자 김 박사에게 안부 전화가 왔다. 매년 고맙게 설날이 되면 전복을 선물로 보내준다. 선물이 도착하면, 이날은 일찍 퇴근해 딸아이와 전복을 손질해 먹는 날이다. “아빠, 전복 내장에 있는 쓸개는 먹으면 안 돼.” 전복을 정성스럽게 손질해서 반은 미역국으로, 반은 버터구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