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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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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은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과학은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대학 2학년 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배웠다. 1980년대 초반 당시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 1954년 IBM에서 개발한, 지금은 화석처럼 변한 ‘포트란’이라는 프로그램을 밤새워 공부한 후 연필로 작성해 제출하면, 전산실의 여직원이 한 줄 한 줄 타이핑해서 천공…

    •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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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친애하는 과학자 친구[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나의 친애하는 과학자 친구[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이 교수, 연구비 됐어!” 위층에 있는 생명과학과 이 교수에게서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웬만해서는 전화를 하지 않는 친구다. 작년엔 과학재단 연구비 지원 사업에 프로젝트를 신청했다가 그만 떨어졌다. 그때 그 소식을 듣고 내 입에서 튀어나온 첫마디가 “개구리는?!”이었다. 연구비 심…

    •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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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자들 얼굴을 볼 수 있는 스승의 날![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제자들 얼굴을 볼 수 있는 스승의 날![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나에겐 멋진 스승이 한 분 계시다. 유학 시절 지도교수 연구실은 내 연구실과 같은 층에 있었다. 평소에 많이 소통하고 지냈지만, 서로 바쁠 때는 편지와 메모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집에 가기 전 장문의 연구 리포트를 지도교수 연구실 문 앞에 붙여놓으면 답장이 그다음 날 연구실 문 앞에…

    •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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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적분의 쓸모는 어디까지일까?[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미적분의 쓸모는 어디까지일까?[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누구나 “이거다!” 하는 때가 있다. 소설가는 한 인간의 서사를 들을 때, 시인은 이제껏 존재하지 않던 은유가 떠오를 때, 사진가는 빛이 만드는 공간을 볼 때, 정치인은 역사적 소명을 마주할 때가 바로 그때일 것이다. 물리학자인 나에게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고등학교 때 친구 …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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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년 전 찾았던 우크라 하르키우[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25년 전 찾았던 우크라 하르키우[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를 방문한 것은 25년 전이다. 당시 나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내가 있던 대학 연구실은 우크라이나의 V M 스비스타노프 교수를 초청했다. 그는 하르키우 저온연구소 소장으로, 극저온 실험에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대가였다. 나는 그가 쓴 모든 논문을 외울 정도였…

    •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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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능한 도전에서 맛보는 희열[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불가능한 도전에서 맛보는 희열[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물리학의 위기일까? 신입생 가운데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전공학과로 옮기는 비율이 10%에 달하고 있다. 놀란 학교 본부에서 통계를 들이밀며 학과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통 학과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사건이다. 세상이 변화무쌍한 구름처럼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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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를 올려다보며 생각한 것들[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위를 올려다보며 생각한 것들[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지금부터 7년 전 일이다. 외국 여행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귀국했다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며칠을 보내고 난 후 병실에서 한 달을 보냈다. 당시 의사 선생님이 했던 말씀이 기억난다.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 후 “조금만”이라는 …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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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의 낡은 책에서 발견한 미래[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도서관의 낡은 책에서 발견한 미래[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보고 싶은 책을 찾아보니 이미 오래전에 절판되어 중고 서적도 찾을 수 없었다.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없으면 더 갈증이 생긴다. 여기저기 알아보다 다행히 학교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겨울 햇살이 쨍하고 마음 가벼운 어느 날 언덕길을 올라 도서관에 갔다. 노트북을 펴고 강의를 듣…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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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학자의 우주 산책[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물리학자의 우주 산책[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요즘 매일 즐겁게 걷고 있다. 얼마 전까지 학교에서 집까지 걸었지만, 요즘은 해가 짧아져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걷는다. 혼자 터벅터벅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걷는 길 위에 또 다른 우주 공간이 펼쳐진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 가로수 불빛 아래 어둑어둑한 길은 이…

    •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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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를 부탁해[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고양이를 부탁해[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딸아이들이 키우던 고양이 세 마리를 임시 보호하고 있다. 화이티, 푸딩, 도넛.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있으면 구름 속 현자가 된 느낌이 든다. 아침이면 침대로 올라오는 푸딩이 나를 깨운다. 코를 얼굴에 대고 비비고 꼬리로 얼굴을 만져주고는 내가 잠에서 깨면 임무를 마쳤다는 듯이 침대…

    •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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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느리게 가는 주말 중국집[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시간이 느리게 가는 주말 중국집[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교수님 주말에 뭐 하세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리학자는 특별한 주말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일까. 주말엔 늦잠을 자려고 하지만 이상하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게 된다. 몸도 가볍고. 그 이유가 뭘까. 일어나면 커피를 내려 천천히 마시고 일주일 치 신문을 꼼꼼히 본다. …

    •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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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신문 구독 생활[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슬기로운 신문 구독 생활[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나는 신문을 좋아한다. 얼마 전까지 5개의 신문을 구독했으나, 이제는 3개만을 구독 중이다. 예전엔 새벽에 배달된 신문을 꼼꼼히 읽은 다음 출근했는데, 지금은 바빠져서 일주일 치 신문을 모아놓고 주말에 읽고 있다. 주말에 신문 읽는 시간, 그 조용한 시간이 좋다. 가장 편안한 때, 가…

    •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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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달이 차오른다, 가자

    [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달이 차오른다, 가자

    “어디 있어요. 빨리 하늘의 노을을 보세요!” 문자가 날아온다. 일어나 연구실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하루 종일 날씨가 좋았는데, 또 이런 노을을 선사하다니. 요즘 하늘 풍경을 보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면 과장일까? 하늘의 변화가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 가을비 오는 회색빛 하늘은…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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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각관계에 빠진 젊은 레봉과 중성자[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삼각관계에 빠진 젊은 레봉과 중성자[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얼마 전 아침, 아르메니아에서 온 유학생 레봉이 부스스한 얼굴로 연구실을 찾아왔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서울에 도착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레봉은 여자친구가 격리 기간에 이별을 통보했다고 했다. 그것도 도착한 지 이틀 후. 알고 보니 삼각관계였다고…

    •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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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공부하는 이유[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내가 공부하는 이유[이기진 교수의 만만한 과학]

    매미 소리가 텅 빈 대학의 8월을 장악하고 있다. 아침 일찍 학교에 오면 슬리퍼에 반바지로 갈아입고 일을 시작한다. 나에게 여름방학은 조만간 있을 가을 경기를 위해 몸을 만드는 시간이다. 새학기 시작의 벨이 울리면 단거리 육상 선수와 같이 앞을 보고 달려야 한다. 이 경기를 위해 최…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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