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를 판다고?… 특이하고 신기한 김봉진 신사업 ‘뉴믹스 커피’ 가보니[동아리]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4월 27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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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뉴믹스커피 1호점.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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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앱을 개발한 김봉진 창업자가 신규 사업으로 시작한 ‘뉴믹스커피’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호처럼 믹스커피를 타 손님에게 판매하는 독특한 방식의 카페다.

김봉진 배달의 민족 전 대표는 믹스커피 신사업을 시작하며 “지금 우리가 먹는 커피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과거를 생각하면 커피는 접하기 쉬워져야 한다. 뉴믹스커피는 이런 역할을 새롭게 보여주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피는 원래 타 먹는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뉴믹스커피는 1호점은 2호선 성수역 근처 5평 남짓 작은 공간에 테이크아웃 구매만 가능한 소형 매장이다. 성수역에서 도보 5~7분 거리이며 성수동 주요 상권인 성수 구두 테마공원 인근에 있다.

비교적 한산한 평일 오후 2시에 방문했음에도 골목에는 유동인구가 많았으며 주로 20~30대 여성들이 주를 이뤘다. 성수동 상권이 최근 주목받고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경쟁적으로 열리는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다.

성수동 뉴믹스커피 1호점 내부.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카페 내부는 예상보다 좁았다. 커피 바(BAR) 형태이며 손님이 4명 정도 들어서니 꽉 찼다. 다만 디자인을 전공한 김봉진 창업자의 작품답게 공간이 이색적이며 미래 카페에 와 있는 듯 특이하다.

카페는 줄을 설만큼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방문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카페 내부의 특이한 디자인을 신기해하며 믹스커피를 판다는 것도 신선해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전에 없던 색다른 카페라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뉴믹스커피 오리지널 슬러시.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 대비 합리적인 가격… ‘호기심’ 발동한 손님 발걸음 연이어
커피의 가격은 2500원, 3500원, 디저트류는 3000원, 3500원으로 각각 구성됐다.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 대비 가격이 훨씬 저렴하며, 커피는 ▲핫 ▲아이스 ▲슬러시 3종으로 주문할 수 있다.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 커피’는 대중적으로 익숙한 맥심 커피믹스와 맛이 상당히 비슷하다. 커피가 좀 더 진하고 우유 맛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것 외에는 거의 비슷한 맛이 난다. 카페 직원이 추천해준 ‘볶은 쌀맛 커피’도 마셔봤다. 풍성한 우유 거품과 고소한 쌀 향기가 났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공통적으로 “기존에 먹어봤던 맛이다. 익숙하다”라고 하며, 매장이 특이해서 들어왔다고 했다. 김봉진 배달의 민족 전 대표가 창업한 카페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뉴믹스커피에 단체로 방문한 외국인 손님.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뉴믹스커피 볶은 쌀맛.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외국인 손님 20% 달해… 외국 손님 특화 매장으로 키울 듯
특이한 점은 외국 손님들이 더 큰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날도 10여 명의 단체 외국인 손님이 카페를 신기한 듯 보며 서로 대화를 나눴다. 방문 계기를 물어보니 SNS에서 인기가 있어 궁금해 찾아왔다고 했다.

실제로도 외국인 손님 비중이 20%에 달한다고 하며 중국·베트남인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이처럼 뉴믹스커피는 해외 진출을 고려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믹스커피 2호점이 안국역 인근에 개점될 예정인데, 이곳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대표 지역으로 손꼽힌다.

뉴믹스커피 2호점은 매장 규모를 키워 손님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커피값과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결합해 인기명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뉴믹스커피 디저트 종류.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뉴믹스커피에서 판매 중인 커피와 디저트를 다시 보니 외국인 손님에 특화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한국을 여행한 외국인들은 커피믹스를 기념품으로 사는 것이 보편적이며 ‘한국의 특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디저트로 판매하는 ‘오란다’도 어릴 적에 먹었던 한국 전통 과자와 비슷한 맛과 형태를 보인다. 한국적인 맛과 문화로 경쟁하겠다는 김봉진 의장의 숨은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성수동 임대료 2배 올라… 골목상권 파괴하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
문제점도 있다. 뉴믹스커피 1호점이 생긴 골목에는 기존 매장들이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뉴믹스커피 바로 옆 페인트 가게도 곧 이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는 영세한 매장들은 대부분 떠나간 상태다.

이처럼 자본이 풍부한 기업들만 성수동 상권에 들어서면 젠트리피케이션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가로수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뉴믹스커피는 싱가포르를 해외 진출 첫 번째 국가로 선정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인지도를 먼저 쌓고 난 뒤 한국제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동남아를 우선 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뉴믹스커피 판매 라인업.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뉴믹스커피를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게 포장해 판매 중이다. 사진=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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