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빼줘” 유네스코 왕관 거부하는 유적지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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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분화구 촬영된 마사이족. 사진=게티이미지
1999년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분화구 촬영된 마사이족. 사진=게티이미지
세계유산 등재는 많은 나라의 유적지에서 선망하는 타이틀이다. 등재되는 순간 관광 수입과 국가적 명예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규제가 오히려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거나 과도한 관광객이 주민 생활을 해치면서 자발적으로 유산 지위를 포기하려는 흐름도 포착된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과거의 유산’을 박제하려는 국제기구의 규제와 ‘현재’를 살아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충돌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거나 해제를 요구하는 유적지들이 늘고 있다.

● “못 살겠다, 세계유산에서 빼달라”…사투 벌이는 유적지들


대표적으로 슬로바키아 중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블콜리네츠’가 그렇다. 이곳은 45채의 동화 같은 오두막이 보존된 중세 마을로 1993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20여 명이 거주하는 이 작은 마을에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심각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유산 보존 정책 때문에 대를 이어 살아온 목초지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주민 생존권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가 실제 등재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BBC는 전했다. 문화재 보존 학자 존 스텁스는 “결국 주민과 유적 모두 상생하려면 경제와 입지, 주민 생활 등을 고려한 영리한 보존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지역 개발하고 지위 박탈 당한 유적지들


드레스덴의 엘베 계곡은 발트슐뢰셴브뤼케 다리(사진 앞 쪽)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드레스덴의 엘베 계곡은 발트슐뢰셴브뤼케 다리(사진 앞 쪽)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미 지역 개발 강행으로 세계유산 지위가 박탈된 곳들도 있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지난 200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으나, 교통난 해소를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면서 유네스코와 정면충돌했다. 유네스코는 경관 훼손을 이유로 철회를 요구했으나 주민 투표 결과를 근거로 건설은 강행됐고, 결국 2009년 지위가 박탈됐다.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을 선택한 셈이다.

2004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던 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리버풀시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결국 2021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제외됐다. 당시 리버풀 시장은 “유네스코가 (이 지역을) 황폐한 불모지로 남겨두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었음에도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찾는 주요 관광지로 남아있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관광지#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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