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IISS전략문제논평]이라크공습 망설이는 이유

입력 1998-11-06 19:15수정 2009-09-2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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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국제정세와 전략문제에 관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의 독점계약으로 IISS의 간행물 전략문제논평(Strategic Comments)중 ‘후세인의 새로운 도전’을 요약, 소개한다.

이라크는 최근 이라크내 무기사찰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유엔특별위원회(UNSCOM)와의 모든 협력관계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국제사회, 특히 이라크에 대해 강경입장을 고수해온 미국과 영국에 대한 도전이다.

이라크내 무기사찰활동은 91년 걸프전쟁이 끝날 무렵 다국적군과 이라크간 체결한 휴전협정의 근간이 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6백87조에서 비롯됐다. 이 결의는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는 대가로 이라크는 자국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완전히 공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는 91년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한 뒤 시작됐다. 유엔은 당초 경제제재를 일정 기간만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라크의 거듭된 무기사찰활동 거부로 기간이 계속 연장됐다.

현재 유엔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라크가 유엔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경제제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심지어 미국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계속 거부할 경우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는 국가는 영국뿐이다.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반대하며 과거 이라크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를 원하는 프랑스와 러시아는 이라크의 석유수출에 대한 제재가 하루바삐 풀려 이라크경제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공습위협에 직면하면 어쩔 수 없이 무기사찰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미국은 이라크를 쉽게 공격할 수 없을 것이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수단과 아프가니스탄 폭격 이후 이슬람국가 사이에 만연된 반미감정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다. 일부 이슬람국가에 존재하는 친서방정권이 몰락할 수도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발칸반도에 대규모 병력 투입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장기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걸프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키면 무기사찰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가 병력을 철수하면 다시 거부할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다음 세가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먼저 후세인대통령이 판단착오로 유엔에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 중국 프랑스 러시아도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둘째로 이라크 정부가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붕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대치상황의 지속이다. 이 경우 미국과 영국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를 공격하거나 아니면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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