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 삼바 축구를 상대로 멋진 한판 승부를 펼쳤다.
부상선수와 해외 진출 선수들의 복귀로 한층 중량감이 실린 한국 대표팀은 10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브라질 대표팀과의 「나이키투어」에서 전반 8분 김도근이 선제골을 작렬하고 골키퍼 서동명이 거미줄 같은 철벽 방어를 펼쳤으나 후반 38분 「세계최고의 골잡이」 호나우도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준뒤 종료 직전 안데르손에게 역전골을 허용, 1-2로 패배했다.
그러나 내달 6일부터 '98프랑스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 출전해 4회연속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한층 성숙된 조직력을 선보임으로써 자신감을 갖고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홍명보가 스위퍼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서정원 대신 투입된 이상윤이 제몫을 다한 가운데 최영일-홍명보-이민성으로 짜여진 수비진은 믿음을 갖게했다.
한국은 또 차범근 감독 취임 이후 13차례의 친선대회와 아시아 최종예선, 정기전 등 모두 13차례 경기에서 8승3무2패를 기록했다.
반면 코파아메리카컵에서 6연승하며 우승했던 브라질은 올시즌 11승2무1패를 마크했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뜻밖에 한국이었다.
수비를 강화하는 변형 3-6-1 시스템을 펼친 한국은 호나우도를 이민성이, 도도를 최영일이 전담 마크하는등 상대 골게터들을 밀착마크하며 브라질의 예봉을 무력화시키다 전반 8분 한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주는 선제골을 작렬했다.
상대 문전 혼전중 페널티지역 중앙 선상에 있던 김도근이 오른쪽으로 돌아서며왼발로 정확하게 차넣은 볼은 백전 노장의 골키퍼 타파렐이 손쓸 여유도 없이 왼쪽골대를 맞고 네트로 빨려들어갔다.
수비를 튼튼히하면서 역습으로 브라질의 허를 찌르겠다던 당초 전략이 기가막히게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상대의 패스를 한발짝 앞서 끊었고 전반 44분 수비 3명을 제치고 쏜 호나우도의 날카로운 슈팅을 서동명이 막아내 1-0으로 앞선채 후반을 맞았다.
한국은 그러나 후반 26분부터 10분 사이에 4명을 교체하면서 수비가 급격히 흔들려 끝내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호나우도는 후반 38분 한국 페널티지역을 파고들면서 전담 마크맨 이민성의 파울을 유도해 낸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왼쪽 구석에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힘이 솟은 브라질은 전광판의 시계가 멈추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를 기다리던 한국 진영을 세차게 밀어붙여 종료 1분여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카를로스가 센터링한 것을 골지역에 있던 안데르손이 방향을 꺾으며 골네트에 집어넣어 최강의 명성을 지켰다.
◇전적
브라질 2(0-1 2-0)1 한국
▲득점=김도근(전8분 한국) 호나우도(후38분) 안데르손(후45분 이상 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