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리디아 고 제쳤지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19일 05시 45분


박성현. 사진제공|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박성현. 사진제공|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 KEB하나은행챔피언십 1타차 공동 2위

합계 14언더파 284타…청야니와 동률
톰슨 우승…리디아 고는 공동 4위 마감
“첫 LPGA 대회서 상위권 유지 좋은 경험”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로 떠오른 박성현(22·넵스·사진)과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8·캘러웨이)의 우승 대결로 관심을 모은 KEB하나은행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우승상금 60만 달러). 그러나 우승트로피는 렉시 톰슨(미국)의 품으로 넘어갔다.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625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는 이른 아침부터 구름 갤러리가 몰려오며 대회 열기를 뜨겁게 했다. 관심은 온통 챔피언조에 쏠렸다. 올해 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박성현과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리디아 고의 대결은 놓칠 수 없는 명승부였다. 박성현이 우승하면 LPGA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고, 리디아 고가 우승하면 박인비를 제치고 세계랭킹과 올해의 선수, 상금랭킹에서 모두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분위기는 마치 박성현과 리디아 고 둘의 매치플레이 같은 느낌이었다. 둘은 3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번갈아 꿰차다 공동선두(13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맞았다.

초반 분위기는 리디아 고가 앞서나갔다. 박성현이 3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1타를 잃은 반면, 리디아 고는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그러나 이후 둘은 버디 가뭄에 시달렸다. 박성현은 7번홀(파5)에서 이글을 성공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다시 파 행진을 하다가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했다. 리디아 고 역시 버디 이후 11번홀까지 보기만 3개 적어내며 힘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은 렉시 톰슨이 차지했다. 1타 차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톰슨은 이날만 3타를 줄이면서 15언더파(283타)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뒤에서 경기하던 박성현과 리디아 고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그대로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통산 6승째다. 박성현은 14언더파 284타를 적어내며 청야니(대만)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LPGA 대회에 처음 출전한 박성현에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3라운드까지 13타를 줄여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마지막 날 우승에 대한 부담과 긴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성현은 “LPGA 대회에 처음 출전해 4라운드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우승으로 끝내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첫 LPGA 우승이라는 부담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올해 KLPGA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모자람 없는 실력을 뽐냈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를 만났다. 박성현은 “그동안 KLPGA투어를 뛰면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경험 부족을 많이 느꼈다. 앞으로 하나씩 보완해 나가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리디아 고는 공동 4위(13언더파 285타)로 끝내면서 상금랭킹 1위와 올해의 선수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약 8만4000달러의 상금을 추가한 리디아 고는 240만 달러를 넘겨 이번 대회 15위에 그친 박인비를 밀어냈고,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박인비와 동률을 이뤘다.

인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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