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화 감독 WBC 사령탑 추대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KBO 발표에 김 감독 “아직 승낙 안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란 표현이 이럴 때 딱 맞는 말일 것이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추대 2순위로 밀렸고 의향조차 물어보지 않은 감독이 일방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 발표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에 한화 김인식(사진) 감독이 추대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WBC 대표팀 감독으로 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2006년 초대 WBC 사령탑으로 한국 야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KBO에서 추대만 했을 뿐 김 감독이 이를 승낙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임 소식을 듣고 “WBC 감독을 다시는 맡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런 결정이 났다”며 “2년 연속 우승한 SK 김성근 감독이 맡는 게 맞다. 맡고 안 맡고를 떠나 우선 하일성 KBO 사무총장을 만나 선임 배경을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하 총장은 “조만간 김인식 감독을 만나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WBC 감독 선임과 관련된 뒷얘기도 공개됐다.

윤동균 KBO 기술위원장은 “3일 두산 김경문 감독을 만났지만 거절당했다. 사실 김경문 감독과는 대만에서 열린 2차 예선 때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감독을 사퇴하기로 이미 약속돼 있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4일에는 김성근 감독과 기술위원들이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수차례 설득을 했지만 ‘건강 상태가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기술위원회는 WBC 일정이 촉박한 점, 일본에서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WBC 감독으로 내세운 점을 들어 프로야구 현역 감독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이날 1시간여 회의 끝에 김인식 감독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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