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그라운드서 모습 감춘 최희섭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대포를 날린 후 양쪽 검지를 위로 올리며 환하게 미소 짓던 그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빅 초이’ 최희섭(29·사진). 지난달 9일 우리와의 목동 경기에서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1군과 2군, 어디에서도 그를 볼 수 없다. 허리 통증으로 재활군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그는 이유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1월 괌, 2월 일본 전지훈련 도중 두통으로 두 번이나 중도 귀국했다. 병원 진찰 결과 특별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스트레스로 인한 통증이란 소견을 받은 게 전부다.

그는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0.206에 4홈런 14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런 그가 묵묵히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플로리다 시절인 2004년 4월 1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던 그때를 떠올리며….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한 달 넘게 재활과 기본 훈련에 매달리고 있는 그의 근황을 들었다.

▽일과=오전 9시 30분 무등경기장에서 물리치료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점심 식사 뒤 러닝과 재활 훈련, 저녁에는 수영을 하며 유연성을 기른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내가 생각한 4번 타자는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보다 어느 상황에서나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면서 제대로 된 타격을 하지 못했다. 주위의 기대만큼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훈련 부족=전지훈련 때 두통으로 고생했지만 체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코칭스태프와 불화설=루머가 나를 힘들게 한다.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받아 재활 및 훈련을 병행하고 있지 않나.

최희섭은 “(서재응 윤석민의 부상 등)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고 KIA 팬들께 죄송하다”며 “재활을 마치는 대로 타격 연습을 시작해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은 최희섭의 1군 복귀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최희섭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얘기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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