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보다 2배 심각…젊은층, 코로나 우울 극복하려면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12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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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금물...가족 공감 필요
적극적 치료·인간관계 도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대 여성 A씨는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A씨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잠을 자다가도 4~5번 이상 깨고, 공황증상까지 동반됐다. 가족과 남자친구 등과의 갈등도 깊어져 복용하는 정신과 약도 점차 늘어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경우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0%, 30.5%로, 60대(14.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통해 코로나블루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비난은 금물…가족 공감 필요
우울 증상이 있으면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가 동반돼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된다. 또 불면증 때문에 불규칙적인 생활을 지속하거나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히려 너무 많이 자거나 폭식을 하기도 한다.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다보면 우울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좋다. 환자의 우울 증상으로 인한 행동을 교정치료해 주는 것이다. 주요 우울 증상들을 숙지해 증상 발생 초기 환자를 설득하고 전문가에게 빠르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에 걸린 것을 두고 의지가 약하다며 비난할 것이 아니라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는지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섣불리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잘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많이 힘들겠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라며 공감해 주는 것이 좋다.

적극적 치료·걷기·인간관계 형성 도움
보통 우울증 치료는 항우울제 기반의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병행한다. 세로토닌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항우울제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2~4주 이상이 소요돼 급성기의 불면, 불안 조절을 위해 빠른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병행하기도 한다. 부정적으로 왜곡된 인지를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과 같은 뇌 자극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우울하고 무기력하다고 바깥 활동을 하지 않으면 우울증을 극복하기 더 힘들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또 비대면으로라도 주변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고 예술 감상, 독서 등을 통해 좋은 기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식욕이 떨어진다고 대충 먹지 말고, 영양소를 골고루 잘 섭취하는 것도 우울증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수면과 생활 습관을 유지해 일상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접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꼭 필요한 뉴스만 접하는 것이 유익하다.

수면·식욕에 변화 생기면 우울증 의심
우울증은 수면과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과 함께 수면과 식욕에 변화가 생긴 경우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우울증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내과·외과적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통증 또는 신체 증상의 경우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우울 증상이 아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잔잔한 우울감이 2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 체크리스트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든다.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활동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 살이 빠지거나 (혹은 반대로 살이 찌거나), 지속적 식욕 감소(또는 증가)가 있다.

▲불면증이 있거나 너무 많이 잔다.

▲초조하거나 불안하다.

▲몸이 피로하고 활력이 없다.

▲무가치감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 상기 9개 항목 중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 되면 전문의를 찾아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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