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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강사 퇴직금 놓고 골머리… 대학들 ‘단타 강의’ 쏟아내

임우선 기자 | 김성규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입력 2020-10-08 03:00업데이트 2020-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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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시행 1년 새 불씨로
법원 “주 5시간 넘으면 지급” 판결, 교육부도 “안 주면 국고 지원 차단”
대학들 “매년 억대 예산 소요” 반발
일부선 ‘주 3시간’ 쪼개기 편법
지난해 8월 도입된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 1년을 넘기면서 대학가에 퇴직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급 기준을 둘러싼 견해차가 큰 가운데 교육부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학에 재정지원 중단 방침까지 밝히고 있다. 일부 대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강사의 강의시간을 줄이는 이른바 ‘단타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처우를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주요 대학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대학에 공문을 보내 강사법 도입 1년을 맞은 만큼 퇴직금 지급 준비를 공지했다. 현행법상 퇴직금은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만 적용된다. 교육부는 공문에서 각종 판례를 인용해 ‘주 5시간 강의한 강사들은 그의 2배인 10시간을 강의 준비와 평가에 할애한다고 보는 게 법원 판단’이라며 ‘이에 따라 총 소정근로시간은 15시간이 되므로 주 5시간 이상 강의한 강사라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들은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판례를 근거로 퇴직금 지급을 종용하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부는 최근 ‘퇴직금 지급을 준비하지 않는 대학에는 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통상 4주 치)에 대한 국고 지원 신청도 불허한다’고 밝혀 대학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A대 관계자는 “등록금은 10년 넘게 동결이고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쳤다”며 “적자에 허덕여 (퇴직금) 지급여력이 안 되는 대학이 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퇴직금은 강사법과 관계없이 이미 당연히 지급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대학의 재정난을 감안해 일단 3년간은 강사 퇴직금의 70%를 국고로 지원하고 30%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을 통해 대학들에 0.9%의 저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수도권 B대 관계자는 “이미 대학에 빚이 수백억 원인데, 또 빚을 내서 강사 퇴직금을 주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3년은 국고로 지급을 유도하겠지만 그 뒤엔 대학들에 부담을 떠넘길 게 뻔하다”고 말했다.

급기야 대학들은 강사들의 강의시간을 퇴직금 지급 기준보다 낮은 주당 5시간 미만으로 줄이는 ‘단타 강의’를 만들고 있다. 수도권 C대 관계자는 “따져보니 우리 학교는 5학점 이상 강의하는 강사 인원이 세 자릿수나 돼서 억대의 퇴직금 예산이 필요한 걸로 나왔다”며 “어쩔 수 없이 강사당 강의시간을 3시간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서울지역 대학에 출강 중인 강사 이모 씨는 “시수가 줄면 고용 강사 수는 늘어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계속 이 학교 저 학교를 전전하며 비좁은 강사 대기실을 나눠 써야 한다”며 “결국 아무도 퇴직금은 못 받은 채 ‘보따리장수’ 현상만 심화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김성규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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