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POP의 중심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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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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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아시아인 첫 무대

“I love K-pop”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SM타운 월드투어 뉴욕공연은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보아, 강타 등 한국의 대표적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오른 이날 공연장에서 미국 관객들은 환호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류사이트인 올케이팝닷컴은 공연 후기를 보려는 팬들로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I love K-pop”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SM타운 월드투어 뉴욕공연은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보아, 강타 등 한국의 대표적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오른 이날 공연장에서 미국 관객들은 환호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류사이트인 올케이팝닷컴은 공연 후기를 보려는 팬들로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전령사인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43년 역사의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의 문을 처음으로 열었다. 세계 스타들에게 꿈의 무대이자 세계 최고의 대중 공연장 중 하나인 이곳을 점령한 것. 이에 앞서 비가 2006년, 박진영이 2008년 매디슨스퀘어가든 부속 시어터(4500석 규모)에서 공연한 적은 있지만 본무대인 아레나홀에 아시아 연예인이 선 것은 처음이다.

미국 뉴욕 데일리메일은 ‘한국의 공습; 새로운 팝스타들에 뉴요커 환성(The Korean invasion; New Yorkers are Screaming for the new wave of pop stars)’이라는 23일자 1면 기사로 케이팝의 뉴욕 점령을 알렸다.

23일 오후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 앞. 팔목에 ‘소녀시대’라는 한글 문신을 새긴 한 미국 남성이 환호하며 팔을 흔들어 댔다. 옆에서는 수십 명의 미국 소녀가 소녀시대의 신곡 ‘더 보이즈(The Boys)’를 함께 부르며 춤을 추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되는 SM타운 월드투어에 입장하기 위해 3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던 케이팝의 열혈 팬. 뉴욕 퀸스에서 친구 2명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고등학생 스프리나 양(17)은 “좋아하는 한국 가수들이 뉴욕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여름방학 내내 친구들과 아르바이트를 해 90달러짜리 입장권을 구입했다”고 표를 흔들며 자랑했다. 스프리나 양은 유튜브를 통해 2009년 1월 소녀시대의 ‘지(Gee)’를 처음 접한 뒤 케이팝에 빠져들어 ‘꽃보다 남자’ ‘시크릿가든’ 등의 한국 드라마를 섭렵하면서 한국말까지 배웠다고 한다.

인기 걸그룹인 f(x)가 ‘라차타(LA cha Ta)’로 첫 무대를 장식한 이날 공연은 4시간 동안 관객들을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할 정도로 열정적 무대였다. 동방신기 샤이니 슈퍼주니어 등의 등장에 열광하던 공연장은 소녀시대의 등장으로 절정을 이뤘다. 피날레는 SM타운 가수들이 모두 등장한 가운데 H.O.T.의 히트곡인 ‘빛’으로 장식했다. 전석(1만5000석)이 매진된 이날 공연 관람객의 70%가량은 재미교포가 아닌 미국 현지인이었다고 SM타운 측은 밝혔다. 이들은 노래 가사와 춤을 그대로 따라 부르며 50여 곡의 노래가 시작될 때마다 괴성을 질러댔다.

뉴욕의 케이팝 공연에는 미국 먼 지역에서 찾아온 팬도 많았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온 팬이 손수 만든 피켓을 흔들어 보이면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욕의 케이팝 공연에는 미국 먼 지역에서 찾아온 팬도 많았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온 팬이 손수 만든 피켓을 흔들어 보이면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방문한 한 40대 재미교포는 뉴욕의 중심에서 펼쳐진 젊은 한국 가수들의 공연에 감격에 겨운 듯 눈물까지 글썽이기도 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마이클잭슨이 섰던 이 무대에서 공연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공연기획사인 SM타운이 로스앤젤레스 파리 도쿄를 순회하며 벌인 월드투어의 종결판. 30만 명의 세계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한류 확산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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