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자살 ‘베르테르 효과’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사건후 두달간 모방자살 ‘최진실’ 1008명 증가 등 평균 606명 늘어나

유명인의 자살이 일반인에게 영향을 끼쳐 연쇄 자살에 이르게 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이 ‘2009년 사망원인통계’ 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별·월별 사망자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 자살 이후 두 달 평균 606명이 추가로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분석엔 2005∼2009년 유명 연예인 자살 시점을 기준으로 두 달간 자살자를 산출했다. 이를 연예인 자살 1년 전과 후의 같은 기간에 자살한 사람 수를 평균낸 값과 비교했다. 이들 둘 간 차이를 자살증가효과 추정치로 봤다.

대상이 된 연예인은 이은주 씨(2005년 2월), 유니 씨(2007년 1월), 정다빈 씨(2007년 2월), 안재환 씨(2008년 9월), 최진실 씨(2008년 10월) 등이었다.

그 결과 최진실 씨 자살 이후 2개월간 1008건의 추정치가 나와 가장 많은 수를 보였고 다음이 안재환 씨(694명), 유니 씨(513명), 이은주 씨(495명), 정다빈 씨(322.5명) 등의 순이었다.

자살 건수 추이를 본 결과 베르테르 효과에 의한 자살은 자살 사건 한 달 뒤 뚜렷하게 증가하다가 두 달이 지나면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의 선정적 자살 보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연예인의 자살 보도 방식에 대한 교육과 예산 확보 등 자살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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