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작년 쇠고기 폭력시위 선동 아고라 회원 10여명수사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 회원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경찰은 비폭력 시위에서 폭력 시위로 변질한 것은 이들 아고라 회원이 사전에 폭력시위를 선동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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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 2일 시작된 촛불시위가 같은 달 24일부터 폭력시위로 변질된 과정에서 아고라 누리꾼들이 폭력시위 선동을 모의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주도한 10여 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엔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ID ‘단군후손’ 등 유명 누리꾼들이 포함됐다. 경찰은 인터넷 조회수를 조작하고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자신의 글을 올린 누리꾼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과 진보단체 등에 따르면 아고라 누리꾼 10여 명은 쇠고기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중순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문화제 형식으로는 안 된다”며 연단 점거 계획을 세우는 등 24일부터 폭력시위를 벌이기로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에 동의한 아고라 회원 200여 명에게 “청와대로 갑시다” 등의 구호를 외쳐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하도록 하고 쇠파이프 등 시위 도구를 준비하도록 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명박척살’ ‘매국노척살’ 등 구호와 함께 정권 퇴진을 기치로 폭력시위를 선동하면서도 시위 현장에서는 폭력 행위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경찰은 채증 사진, 인터넷 게시물 자료 등 증거자료를 보완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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