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양천구 ‘국제선 증편 갈등’ 재연

  • 입력 2007년 6월 5일 03시 03분


한중 외교부 장관이 김포공항과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잇는 항공편을 조기에 개설하기로 3일 합의함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을 둘러싼 서울시와 양천구 간 갈등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김포공항의 국제노선 확충을 검토하라”는 오세훈 시장의 지시 이후 건설교통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국제선 확충 요청을 꾸준히 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 및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간의 국제선과 국내선 역할 구분 원칙에 어긋난다”는 건교부의 반대에 번번이 막혀 왔다.

이 과정에서 시의 방침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양천구를 포함한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은 시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해 시와 갈등을 빚었다.

▽‘숙원 해결’ 서울시=서울시는 4일 “도시경쟁력 강화와 관광객 1200만 명 유치를 위해 김포공항 국제선 확충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서울시의 주장이 마침내 받아들여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는 “김포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해 도심 접근성이 좋은 데다 앞으로 중국의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포∼훙차오 등 특화된 단거리 직항 노선들이 기존 노선이 만들지 못한 새로운 수요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포∼하네다 노선의 신설로 지난해 71만 명의 신규 수요가 창출됐다.

시는 또 “기존의 김포∼하네다 노선 외에 김포∼훙차오 노선의 개설로 서울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 핵심경제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는 “김포∼훙차오 노선이 신설되면 서울 시내에서 상하이 시내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시간 10분으로 기존의 인천∼푸둥(상하이) 노선에 비해 1시간 10분이 줄어들어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사 반대’ 양천구=양천구는 지난해 10월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횟수가 증가하면 항공기 소음 피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항공기 고도제한으로 재건축, 재개발 시 주민의 분담금이 높아져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시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양천구는 이날 “기존의 반대 의견에서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천구민과 함께 김포공항 주변의 경기 부천시와 김포시 주민들로 지난해 구성된 ‘김포공항 국제선 반대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신월3동 양서중 운동장에서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갖고 김포∼훙차오 노선 개설 합의안 취소를 요구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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