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4代째 붓만들기 한우물 안철환씨 부부

  • 입력 2005년 12월 6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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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지킨다는데 적잖은 자부심을 느끼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광주를 대표하는 전통공예품인 진다리붓(시 무형문화재 4호)의 명맥을 안철환(安哲煥·45) 고현숙(高賢淑·38) 씨 부부가 잇고 있다.

국내 서예가들이 최고의 명품으로 여기는 진다리붓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과거 광주 백운동의 진다리(진교) 부근에서 손꼽히는 붓을 만들었다는데서 이름이 나왔다.

안 씨의 증조부 때부터 4대를 이어 진다리붓의 명성이 끊기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들 부부는 요즘 썩 유쾌하지 못하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일상생활에서 글씨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지면서 붓글씨의 도구인 붓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

안 씨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많게는 하루 수백만 원 어치의 주문이 밀렸지만 지금은 작업이 끊기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 씨는 “붓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족제비털을 구할 수 없어 중국산 양털을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도 명품의 수준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라고 털어 놓았다.

같은 한자문화권인 이웃 일본에서 전통공예품과 기능전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우가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 씨는 “전통 명품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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