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앞바다 고려청자 역대 해저유물중 最古”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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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유물탐사단이 수중촬영을 하고 있다. 바다 밑에서 고려청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채로 발견됐다. 그릇끼리의 충돌과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지푸라기가 흙 속에서 썩지 않고 남아 있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유물탐사단이 수중촬영을 하고 있다. 바다 밑에서 고려청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채로 발견됐다. 그릇끼리의 충돌과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지푸라기가 흙 속에서 썩지 않고 남아 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안품’ 근해 해저 16m 지점에서 1110년대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고려시대 생활용 청자와 침몰선박 1척의 잔해를 확인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청자 보물선' 수중촬영 영상

이번에 발굴된 청자들은 그동안 해저에서 건져 올린 청자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 발굴은 고대 도자기 운반과 포장방법까지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 해양 유물조사 작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침몰선박 안에서 밥이나 국을 담는 청자 사발 1289점과 흑갈색 자기, 유기, 도기, 회청색 도기들을 인양했다고 밝히고 선박 안에 다량의 청자가 겹겹이 쌓여 있어 정확한 출토량은 현재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물을 감정한 윤용이 교수(명지대·한국도자사)는 “발굴된 청자는 대부분 무늬가 없는 생활용품들로 1983년 완도 해저유물(1130년대 추정)과 2002년 비안도 해저유물(1170년대)보다 20∼60여년 가량 앞서 제작돼 지금까지 인양된 청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침몰선박은 선체 외판과 배 앞머리(船首) 혹은 뒤쪽(船尾)으로 보이는 판재 구조물들뿐이어서 선체 윤곽을 확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 유물이 집중 출토되는 해역은 동서로 10m, 폭 6m 정도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윤방언 관장은 “유물 매장상태로 보아 선체는 전복되지 않고 바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남 산이면 진산리 일대 도자 제작소에서 대량 제작한 도자기들을 조정에 납품하기 위해 개경으로 싣고 가다가 침몰한 난파선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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