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의원 명의 괴문서 나돌아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51분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 명의로 기업체에 후원금을 요청하는 내용의 괴문서가 나돌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중견기업인 H업체 회장 비서실에 김 의원 후원회 명의로 ‘○○○회장님, ○○○사장님 경비 후원 한 두 장을 부탁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은행 계좌번호 2개가 적힌 A4용지 1장 분량의 문건이 14일 팩스로 전달됐다.

업체측은 문건이 구체적인 양식을 갖추지 않는 등 내용이 조잡해 민주당 대구시지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결과 김 의원측에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업체와 민주당 대구시지부 관계자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한편 문건에 적힌 계좌번호와 팩스 발신지 등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또 다른 업체에도 비슷한 문건이 보내졌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 명의를 도용한 사기 사건으로 추정된다”면서 “업체 대표가 민주당 시지부 후원회원인 점으로 미뤄 지역 정당 사정에 밝은 사람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측은 “대구지역에 개인 후원회가 없고 문건을 만들거나 발송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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