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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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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이날 “아직 이 전무나 국정원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씨가 보물인양 사업에 착수하게 된 배경과 이를 이용해 삼애인더스의 주가를 조작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지난달 27일 국회 재경위의 예금보험공사 국감에서 “이씨에게 보물인양 사업을 소개해줬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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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올해 1월 이씨가 보물인양 사업 정보를 이용해 삼애인더스에서 해외 전환사채(CB) 900만달러를 발행하고 이중 300만달러의 해외CB를 인수하는 데 관여한 G&G 차장 김모씨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씨의 측근으로 G&G의 자금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씨의 자금사용 내용에 대한 상당한 양의 정보를 갖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아울러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呂運桓·47)씨가 이씨에게서 로비 명목 등으로 받은 돈 가운데 사용처가 불분명한 27억여원과 여씨 개인자금의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씨가 이씨에게서 받은 돈의 사용처 가운데 로비 목적으로 사용된 부분은 나오지 않았다”며 “여씨가 별도의 개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이씨를 위해 로비를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씨에게서 진정인과의 합의와 공무원 상대 청탁 등의 명목 등으로 42억4000여만원을 받아 이중 일부를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사기 등)로 여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이씨의 검찰 내부 비호세력 존재 여부를 수사 중인 특별감찰본부(한부환·韓富煥 대전고검장)는 3일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을 재소환해 조사했다.
특감본부는 임 고검장을 상대로 지난해 서울지검장 시절 이씨를 긴급체포했다가 하루 만에 풀어주고 두달 뒤 불입건 처리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장과 3차장검사였던 이덕선(李德善) 군산지청장과 임양운(林梁云) 광주고검 차장의 진술과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감 관계자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조금씩 접근해가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단계여서 책임소재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에 대한 첫 공판이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박용규·朴龍奎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다.
이씨는 계열사의 전환사채 등 68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고 삼애인더스의 주가조작 등을 통해 2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으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었고 로비는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으며 주변 인물들의 진술도 엇갈리고 있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