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치지않는 고 이수현씨 애도물결

  • 입력 2001년 1월 31일 23시 21분


전철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李秀賢·고려대 무역과 4년 휴학)씨와 세키네 시로(關根史郞·카메라맨)의 유족에게 보내는 조위금이 일본 언론기관에 밀려들고 있다.

아사히신문사에는 지난달 30일과 31일 877건, 868만엔이 전해졌으며 수백건의 문의와 격려 메시지가 전화와 팩스로 들어왔다. 30일에는 60세 전후의 한 남성이 200만엔의 거금을 유족에게 전해달라며 맡겼다. 요미우리신문사에는 이틀간 1390여건, 1118만엔의 조위금이 접수됐으며 마이니치신문사에도 680건, 400여만엔의 조위금이 접수됐다.

이씨가 유학하던 일본어학교 아카몬카이(赤門會)는 ‘이수현군의 용기를 기리는 기금’을 창설하기로 했으며 추도문집을 만들어 이씨 부모에게 보낼 계획이다. 도쿄경시청은 의로운 행동을 하다 숨진 두 사람에게 ‘경찰관 직무에 협력한 자의 재해급부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재해보상금과 장례보상금 등을 유족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목숨 바친 의거 기리며 반성하는 일본’이란 도쿄발 기사를 통해 “한국인이 일본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실에 대해 일본인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에 대해 갖고 있는 일본인의 나쁜 감정이 일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이날 국제면 머릿기사로 이번 사건을 전하면서 “이씨는 한일 양국 국민의 영웅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외신종합연합>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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