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씨 '舊券사기극' 공모사실 드러나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코멘트
‘구권화폐 사기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임안식·林安植)는 3일 장영자씨(55)가 구속된 윤원희씨(41·여)와 사기극 초기단계부터 공모한 사실을 밝혀내고 장씨를 전국에 수배하는 등 장씨 검거에 힘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장씨의 첫째 남편의 아들인 김지훈씨(30)도 사기극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 역시 전국에 수배했다.

검찰 조사 결과 2월 초 윤씨는 장씨와 짜고 웃돈 6억원을 얹어 구권으로 30억원을 준다는 조건으로 C은행 강원 양봉지점장 이순원씨(48·구속)에게 접근해 2차례에 걸쳐 가명계좌에서 인출한 48억원 상당의 수표를 받아 장씨에게 건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3월 초 S은행을 상대로 한 사기극 이전부터 두 사람이 공모했음이 드러났다는 것.

검찰은 또 아들 김씨가 지난해 11월말 같은 수법으로 O은행 서울 언주로지점 과장 이병기씨(38)에게서 20억원을 뜯어낸 뒤 장씨에게 건네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21일 장씨에게 사기당한 하남길씨(38·구속)의 21억원이 하씨가 다른 사기극을 통해 얻은 돈이라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조사 결과 같은 달 8일 하씨가 H파이낸스사의 임원 김정길씨(34)로부터 같은 수법으로 사취한 21억원이 고스란히 장씨에게 전달됐다는 것.

검찰은 또 장씨가 올 3월 초 21억원의 차명계좌 통장을 빌려준 대가로 윤씨로부터 30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청부폭력업자 박만광씨(45)와 측근 3명을 시켜 마포 H호텔에서 윤씨를 폭행한 사실을 밝혀내고 박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와 윤씨 사이에 거액을 둘러싼 다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사항은 장씨를 검거한 뒤에야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