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청 2명 vs 비청 3명… 與 최고위 보궐선거 ‘명청대전’ 본격화

  • 동아일보

친청 이성윤 출마-문정복 도전장… 비청 이건태-유동철-강득구 나서
당내, 의원 10여명 친청 핵심 분류
“천둥벌거숭이” vs “인격모독 발언”… 양 진영 대립각 속 친명 분화 가속

민주당 창당 70주년 ‘당원의 날’ 행사… 일부 ‘정 대표 사퇴하라’ 피켓 시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70주년 기념 당원의 날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동안 일부 참가자가 ‘정 대표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창당 70주년 ‘당원의 날’ 행사… 일부 ‘정 대표 사퇴하라’ 피켓 시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70주년 기념 당원의 날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동안 일부 참가자가 ‘정 대표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김병주 한준호 전 최고위원 등 3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의 분화가 빨라지고 있다. ‘1인 1표제’와 검찰-사법개혁 등을 둘러싼 이른바 ‘명청 대전(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갈등)’ 국면에서 갈라진 친청(친정청래)계와 비청(비정청래)계가 경쟁적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인 1표제 부결도 비청계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어느 진영이 최고위원직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민주당내 역학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친청 2명 vs 비청 3명 구도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1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성윤 의원은 14일 “검찰, 사법개혁의 완수와 내란 완전종식의 선봉에 서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친청 대 비청 구도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원팀’이 됐을 때 가장 강했다”며 “우리의 총구는 내란세력, 반개혁세력으로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청 진영에서는 이 의원 외에도 당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비청 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과 원내·외 최대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유동철 부산 수영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의원은 1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못 맞춰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정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는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였던 박찬대 의원과 천준호 한준호 의원 등 대표적인 ‘찐명’ 의원들이 함께했다. 유일한 원외 후보인 유 위원장도 출마 선언에서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정청래 지도부’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았던 강득구 의원도 15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양 진영은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의원이 12일 유 위원장을 겨냥해 “천둥벌거숭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하자 유 위원장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표명하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 가속화된 친명의 분화

당내에선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도우며 결속력을 보인 10여 명의 의원을 친청계 핵심으로 보고 있다. 여기엔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 문 의원과 당직을 맡은 김영환 정무실장, 한민수 비서실장, 권향엽 대변인 등이 포함된다. 또 신영대 이원택 장경태 최기상 주철현 양문석 의원 등도 정 대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1인 1표제 도입을 주도한 조승래 사무총장과 정 대표를 대변해 온 박수현 수석대변인 등도 대표적인 친청으로 꼽힌다.

비청 진영에선 친명 원외 조직으로 시작한 더민주혁신회의가 가장 선봉에서 정 대표의 당헌·당규 개정에 반기를 들었다. 유 위원장을 포함해 원내에선 김기표 김문수 이광희 의원이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친청계 10여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존 친명계는 사실상 비청계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다. 7인회 출신인 김영진 문진석 의원을 포함해 중앙대 출신 김준혁 이연희 정을호 의원과,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정책보좌관과 정책수석을 지낸 조계원 의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강준현 박선원 채현일 의원 등도 당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8월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명의 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의 연임을 통해 차기 대선 주자로 내세우려는 친청 진영이 세력을 강화하려 할수록 김 총리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며 정 대표에 제동을 걸려는 비청 진영의 결집력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층도 이미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딸’에서 정 대표를 지지하는 ‘청래당’이 갈라져 나오며 사안별로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당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과 6·3 대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 단일대오로 뭉쳤던 민주당이 이제는 차기 주자를 중심으로 친청과 비청으로 재편되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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