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2.14. 뉴시스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할 ‘통일교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으로 성역 없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며 통일교 특검과 이른바 ‘민중기 특검의 편파 수사’에 대한 특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공식 제안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공세이자 내란 수사 물타기”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통일교 특검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들의 통일교와의 유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며 “단순한 접촉을 넘어서 불법 정치자금 청탁의 대가 지급, 조직적 구조적 유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관련 통일교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통일교와 관련해서 금품 수수 의혹이 있었다고 보도된 여러 사람이 있는데, 그 부분은 전체 다 수사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팀의 민중기 특검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도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 특검을 수사하는 특검도 필요하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도 없이 무려 4개월을 흘려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송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국정조사 즉각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개혁신당과 통일교 특검법 발의와 관련된 공조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 원내대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누구라도 뜻을 함께하는 사람은 같이 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통일교 특검법 발의를 계기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내년 지방선거 연대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2.14. 뉴시스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된 현 시점에서 야당의 특검 수사 요구는 판을 키우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끝나기 전 통일교 특검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입장은 없다”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야권에서 특검을 주장하며 김건희 특검을 물타기 하고 내란 청산 국정농단 수사를 가리려는 모양인데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여권 인사의 실명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바꾼 것을 계기로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 문제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불분명하고 근거도 부족해 보이는 상태에서 무차별 특검 요구를 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SNS에 “윤 전 본부장의 법정, 특검에서의 진술은 보험성으로 신뢰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통일교 특검을 수용해 선제적으로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외에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의 불똥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이재명 정부 고위 당국자로 확산된 만큼 정면돌파로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