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혹독한 면접은 없었다”…진중권 ‘송곳’ 질문에 흥행몰이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9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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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국민면접’에서 진중권, 박선영, 김준일 등 면접관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이런 면접은 없었다”라는 탄식도 흘렀다.

이날 서울 금천구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시그널 면접’은 에 대해 경선 흥행몰이에 불을 지피기에는 충분했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이전 두번의 발표회는 ‘학예회’ ‘봉숭아학당’이라는 악평을 받은 바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아직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국민의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지지율 약한 후보들까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선 성공적이었다. 꽤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성공 요인으로 면접관들 면면을 꼽았다. 진보 논객이었다 조국 사태 이후 진보를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보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관심 유발자’인데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의 송곳 면접이 화제를 끌기 충분했다고 봤다.

그는 “이념적 경직성에 빠지지 않아 관심이 폭발했을 것”이라며 “이념적으로 같거나 다른 사람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객관적인 느낌을 줬다”고 했다. “민주당과 비교해도 더 관심도가 높았을 걸로 본다. 유튜브 뷰수 만해도 꽤 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날 국민면접 역시 후보별 정책 알리기와 검증 면에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늘 같이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면접 방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지상파나 종편 등 텔레비전으로 송출되는게 아니라 유튜브로 접근해야 하는 거라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으로 제한됐을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후보들도 그런면에서 불만이 많은걸로 안다. 일단 토론회를 해야 각 후보의 공약도 비교가 되고 서로 설전 하는 모습이 나와야 관심이 끌어지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일반인한테는 적어도 최대한 정견을 많이 보여줘야하는데, 면접 방식은 국민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 또 정당 입장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후보가 12명이나 되니 당의 고충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토론회를 많이 기획하면 주요 후보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면접을 본 유승민 후보도 “이런 면접 방식은 말이 안된다. 당이 한사람(윤석열 전 총장)이 토론을 안하겠다고 하니 당이 이런 불가피한 면접을 만드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면접을 본 후보들에 대한 평가도 각양각색이었다.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강경보수 본색’을 드러내 마이너스 요인이 될 거라는 의견과 흥미 유발에 맞춤형이었다는 평으로 갈렸다.

엄경영 소장은 “홍 후보가 최근에 강경보수 이미지를 벗고 일종의 중도확장, 젊은층 소구력 등이 높아졌는데 진주의료원 폐지나 골수 좌파 이런 발언들은 보수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최근 쌓아온 중도확장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홍 후보는 면접관인 진 전 교수와 김 대표 면전에 대고 “당에서 이런 면접관들, 골수 좌파들을 불러 왔나”라고 쏘아 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골수좌파 이런 용어 등은 중도확장에 장애가 될 것”이라면서 “노조를 비판하더라도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윤석열 후보도 지나치게 보수에 기우는 모습이 지지율 정체로 이어졌는데 이번 홍 후보 태도도 향후 전략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율 교수는 “(홍 후보가) 재미있게 하려고 농담처럼 한 거다.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본다”라며 “홍준표는 엄청나게 노련하다는 인상을 오히려 줄 수 있다. ‘여성들에 인기 없다’는 질문에 ‘예, 그렇다’라고 하지 않나. 이건 보통이 아닌거다”고 호평했다.

최재형 후보에 대해선 ‘준비 미흡’, 유승민 후보에 대해선 ‘여가부 폐지 프레임에 갇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성철 교수는 “최재형 후보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는데, 오늘 답변이 밍숭맹숭하고 원론적이었다”며 “모르겠다, 공부 좀 더 하겠다 이런 거는 정치인의 용어가 아니다.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유 후보에 대해선 “여가부 폐지 프레임에 갇혀버린 인상이다. 여가부 폐지를 붙들고 있으면 여성정책에 부정적인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라면서 “불리한 이슈에 자꾸 언급하면 그 프레임 늪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차리리 ‘이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해버리는게 낫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폐지 논쟁은 계속 유 후보를 따라 다닐 거다. 자승자박이 된 셈인데, 정치인들이 종교, 성 문제 같은 건 절대 강하게 얘기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면접은 후보 1인당 20분 면접에 2분 국민 질문을 추가해 22분 씩 할애됐다. 10일에는 황교안, 윤석열, 하태경, 원희룡, 안상수, 박진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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