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관세청장 생중계 질타 “인력 없어 마약 단속 못한다고? 말이 안 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1일 17시 31분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마약과 총기류 관리 대책이 어려운 이유로 법적 문제와 부족한 인력을 꼽은 이명구 관세청장에게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관세청의 ‘마약 단속’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힌 뒤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는 것은 역대 정부 중 첫 사례로, 이 대통령이 이 청장을 질타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 마약 밀반입과 관련해 “통관 자체 단계에서 검색해서 막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지금도 하고 있겠죠. 그럼에도 많이 들어온다는 거 아니냐”며 “그래서 제가 얼마 전에 특송 우편에는 별도 인력을 투입해 추가 검색을 하라고 했는데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청장은 “동서울우체국 한 군데에서만 한다”며 “아무래도 인력적인 부분들의 한계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 대통령은 “그러니까 그래서 하라고 했는데 왜 인력 보강이 안 됐나”라고 물었고,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통관된 우편물을 재검사하는 부분에서) 법적 문제에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우편 검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뭐가 법적 문제가 걸리냐, 관세청이 인력을 채용하고 행정안전부에서 인력 증원 동의해주고 예산 편성해가지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러면 마약견 가지고 냄새 맡아보는 것도 다 위반이냐?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 청장은 “한 번 통관이 됐기 때문에 통관이 된 것을 다시 우체국에서 본다는 부분에 있어서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 고민을…”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는 “아직도 고민이 안 끝났느냐”며 “지금 내가 이 얘기한 지가 몇 달이 됐는데”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우편물 내용물을 보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들여다보는 것도 아닌데 왜 문제가 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뉴시스
이 대통령은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데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우리가 뭐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이어 “필요한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이고 세금 내는 걸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달라는 건데 마약 단속하는 데 인력이 부족해서 못한다 또는 잘 못하고 있다는 건 진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총포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총기 없는 대한민국에 누군가가 총기를 들여다가 자기가 쓰든지 다른 사람한테 팔든지 이렇게 해서 지금 퍼지고 있는 중이지 않느냐”며 “(총기를 들여와 파는 것을 단속하는 건) 다른 기관이 하는 것이고 관세청은 경계를 못 넘게 하는 일인데 생각해본 대안이 뭐냐”고 물었다.

이 청장은 “현실적으로 지금 장비 부분들을 확충해서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모든 물품들 자체가 여행자 특송 우편은 엑스레이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고 있는데 워낙 많은 물량이 들어오다 보니까 직원들이 3초 정도밖에 평균적으로 못 본다. 이상적인 것은 한 7초 이상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지만 인력과 장비 확충 등 이 두 가지가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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